국민안전처는 18일 제25차 안전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6 상반기 국민안전 체감도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올해 상반기에 우리국민이 느끼는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안전 체감도는 5점 만점에 2.79점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2.88점)보다는 낮았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2.75점)보다는 소폭 높아졌다. 분야별로 보면 가장 안전한 대상으로는 자연재난(21.2%)로 꼽았고 신종전염병은 조사대상 중 단 4.4%만이 ‘안전하다’고 답해 메르스나 지카바이러스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히 큰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현정부가 출범한 이후 척결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4대사회악(성폭력, 가정폭력, 학교폭력, 불량식품) 근절대책에 대한 불신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조사됐다. 이번 조사에서 4대 사회악 근절대책이 강화되지 않고 있다는 비율이 올해 상반기에 34.0%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포인트가까이 급증했다. 이에 따라 지난 4대악과 관련해 첫 조사를 실시한 2013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4대 사회악의 경우 분야별로 보면 성폭력을 최우선적으로 근절해야한다고 목소리가 가장 많았다. 특히 성폭력의 경우 올 상반기에 ‘안전하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이 33.7%에 달해 지난 2014년 하반기 조사(42.5%) 이후 가장 높았다. 반면 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하다고 답한 비율은 28.7%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4%포인트 가까이 떨어지면서 지난 2013년 조사 이후 처음으로 불안감보다 밑돌아 3년만에 완전히 역전됐다. 이는 올해 강남역 묻지마 살인과 섬마을 여고사 성폭행 등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성폭력의 경우 객관적 지표와 국민들의 심리는 상반된 경향을 보였다. 성폭력 발생건수는 올 상반기에 1만2,31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 줄었지만 불안감은 되레 커진 것이다.
또 올해 결석아동 학대 등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가정폭력이 근절 우선순위에서 지난해에는 4위에 놓였으나 이번에는 2순위를 차지해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아동학대 신고건수는 교육당국이 대대적 조사에 나서면서 올 상반기에 1만4,6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나 급증했다. 가정폭력에 대해 ‘안전하지 않다’고 답한 비율이 18.1%로 크게 높아져 2013년 하반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학교폭력은 안전체감비율이 24.5%로 지속적으로 높아졌고 식품의 경우 불안을 나타낸 비율이 24.5%로 소폭 증가했다. 한편 올해 주요 안전사고 사망자수는 올 상반기에 2,802명(추정)에 달해 지난해 전체(6,479명) 보다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종제 국민안전처 안전정책실장은 “현재 우리나라의 주요 안전사고 사망자수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지만 국민들이 실제로 느끼는 안전 체감도는 증감을 반복하고 있다”며 “국민들은 객관적 지표보다는 사회적 이슈가 되는 사건이나 사고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