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안전장치 강화했지만...외면받는 ELS

노녹인·조기상환 상품 출시에도

브렉시트 등 대외리스크에

투자자 원금손실 공포 여전

30억 모집에 500만원 청약 등

목표액 미달·발행취소 속출

7월 9.6% 취소...6개월來 최대



지난해 홍콩항셍기업지수(HSCEI) 급락 후 쪼그라든 주가연계증권(ELS) 시장이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올 들어 증권사들이 기존 ELS 단점을 보완한 상품을 내놓으면서 다시 활기를 찾는 듯했으나 모집 목표액에 한참 미달하거나 아예 찾는 고객이 없어 발행 계획이 취소된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여전히 원금손실(녹인) 공포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한국예탁결제원과 교보증권(030610)에 따르면 지난달 ELS 발행 취소 건수는 122건으로 전달 대비 소폭 줄었으나 전체 발행금액 감소로 취소율은 9.6%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월 이후 최대 수준이다. 7월 ELS 발행금액은 올 들어 최저 수준인 2조5,703억원으로 전달보다 6,700억원가량 줄었다. 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홍콩 H지수 급락에 이어 올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등의 영향으로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며 “여전히 해외지수형의 발행취소 비중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올 들어 증권사들이 홍콩 H지수 대신 홍콩항셍지수(HSI)를 기초자산으로 구성하고 노(No)녹인·저(低)녹인 상품을 내놓는 등 안정성을 강화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지만 이마저도 시장에서 통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녹인 ELS는 투자기간에 손실구간 진입 여부를 판단하는 하방 녹인 조건을 기존 발행가 대비 55~60% 수준에서 50% 이하로 낮춰 손실 위험을 크게 줄인 상품이다. 노녹인은 아예 투자기간 중 손실 구간 진입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을 없앤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1~12일 30억원 규모로 ‘TRUE ELS 7607회 스텝다운형’을 모집했지만 청약금액이 500만원에 불과해 발행을 취소했다. 이 상품은 HSI와 독일지수(DAX),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3년 만기 조기 상환형 ELS로 녹인 조건을 50%로 낮춰 안전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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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예 녹인 조건을 없앤 ELS도 모집금액 미달로 발행이 취소됐다. 미래에셋대우가 지난 11일까지 모집한 ELS 15836회는 하방 녹인 조건을 아예 없앴지만 30억원 모집에 1,000만원을 유치하는 데 그쳐 발행 계획을 없던 일로 했다. SK증권(001510)도 20억원 한도로 ELS 2031회를 내놨으나 청약자가 아예 없어 상품의 발행을 취소했다.

홍콩 H지수 대신 HSI지수를 활용해 위험도를 낮춘 ELS도 예외는 없었다. KB투자증권이 HSI와 코스피200, S&P5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구성해 10~12일 모집한 ELS 1236호는 청약자가 전혀 없어 발행이 취소됐다. 같은 기간 모집한 ELS 1237호도 청약액이 모집 목표액의 0.23%에 불과해 발행 계획을 접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ELS 모집 금액에 따른 발행 취소 기준은 증권사마다 다르지만 최근 ELS 인기가 떨어지면서 들어오는 돈이 적다 보니 발행 비용을 고려해 취소하는 경우가 많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여전히 내외적인 불안요소가 ELS 시장에 산재해 훼손된 투자심리가 회복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진단했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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