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식통에 따르면 태 공사의 망명 시점은 지난달 중순이며, 이 사실을 인지한 북한 당국이 한 달여 동안 관계자 색출과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보 당국은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관련 동향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해외에서 근무하는 북한 외교관과 무역일꾼들의 망명 움직임과 관련, “구체적인 숫자는 밝힐 수 없지만 최근 눈에 띄게 (이탈) 움직임이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전했다.
북한 정세에 정통한 대북 소식통은 이날 “북한 당국이 최근 해외근무 외교관·무역일꾼 가족들에게 본국으로 돌아오라는 압박을 가하는 등 내부 단속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북한 외교관들을 당장 본국으로 소환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들의 추가 이탈을 막기 위해 가족들을 일종의 볼모로 잡아두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해외 근무 외교관의 경우, 자녀나 부인 중 한 명은 본국에 남겨두는 것이 북한의 관례”라며 “태 공사의 경우, 가족이 다 같이 탈북했는지는 불명확하지만 그렇다면 이들 가족을 해외에서 같이 근무하게 한 사람들이 첫 숙청 대상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관계자는 “태 공사가 지난달 중순 영국에서 제3국으로 망명을 시도했으며, 약간의 시간 차를 두고 한국에 입국해 현재 안가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면서 북한 당국이 한 달여 전 태 공사의 망명 사실을 파악했다고 전했다.
태 공사는 주영 북한대사관에 있을 때 당 책임자인 ‘세포비서’로 근무하면서 외교관과 그 가족들의 사상교육 업무까지 관장해 왔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이날 발표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국제탈북민연대 관계자를 인용해 “태 공사는 현지 탈북자들의 동태와 관련 기사, 주요 인물들을 감시하고 본국에 보고서를 작성해 보내던 인물”이라고 언급했다.
태 공사의 출신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제기되고 있다. 항일 빨치산 1세대이자 김일성의 전령병으로 활동한 태병렬 인민군 대장의 아들이라는 설이 나오는 가운데, 그와 함께 한국으로 귀순한 아내 오혜선이 빨치산 출신 오백룡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친척으로 전해졌다. 한편 통일부는 태 공사의 이름과 관련, “태용호는 가명이고, 본명이 태영호”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