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반 고흐가 남긴 편지, 과학자 마리 퀴리의 자서전, 화가 윌리엄 터너의 일화, 제임스 조이스, 산도르 마리아, 다자이 오사무 등 저명 작가들의 소설 속 한 구절의 글귀에서 돋아난 감상들을 알기 쉽고 듣기 좋게 풀어낸 책이다. 시인으로 먼저 이름을 알린 저자는 KBS클래식 FM에서 방송된 ‘전기현의 음악풍경’ 방송작가로 일하며 동명의 코너를 진행한 바 있다.
모두 51권의 책 속 구절들은 사람과 삶, 사랑과 관계, 일상과 꿈에 관한 것들이다. 저자는 ‘저토록 근사한 책 속의 아까운 한마디들을 방치하는 일’이 될까 책을 낼 결심을 했다지만 정작 더 눈길이 가는 것은 시인 자신이 그 한 구절에 대해 털어놓는 솔직한 생각과 고백들이다. 한밤중 라디오에서 조곤조곤 들려주는 음성만큼이나 다정다감한 생각들이 독자의 마음을 서서히 물들인다.
책에는 저자가 직접 고른 명화 40여 점도 함께 수록됐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고독을 소개하는 지점에선 크리스토퍼 우드의 ‘여자와 램프’를, 수전 손택의 새로운 시작엔 그엔 존의 ‘파리의 작은 방’을 어우러지게 했다. 시인이 빚어내는 아름다운 언어를 만끽하는 재미도 충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