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성주 사드 투쟁위의 '제3 후보지 검토' 주목한다

성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철회 투쟁위원회는 19일 ‘사드 철회를 전제로 한 제3 후보지 검토’로 방향을 잡았다. 철회와 제3 후보지 중 하나를 결정하기로 한 이날 회의에서 의견이 크게 엇갈리자 양측을 절충하는 선에서 잠정 결론을 내렸다. 투쟁위는 추후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공동위원장 4명을 포함해 25명의 핵심 투쟁위원이 참가한 이날 회의 결과는 성산포대를 비롯한 완전 철회를 주장해온 주민 여론에 변화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투쟁위가 이날 회의를 연 것은 전날 군민간담회 결과 발언자 44명 중 61%인 27명이 제3 후보지 검토를 지지한 데 따른 것이다. 제3 후보지는 국방부가 사드 포대 배치지역으로 결정한 성산포대가 아닌 성주 내 다른 지역을 의미하며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4일 “성주군에서 추천하는 새로운 지역이 있다면 면밀히 조사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대안으로 제기됐다. 이후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한 투쟁위원이 “다른 지역에 할 수 있도록 대통령에게 재가를 받으라”고 주장하면서 주민들 사이에서 검토 여론이 확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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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앞서 제3 후보지에 대해 국가가 우선 해야 할 제1의 과제인 안보정책을 이해 지역 주민의 반발에 밀려 변경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점에서 반대했다. 이와 함께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야 하는 사드 배치의 시급성과 불가피성을 국민에게 제대로 알리지 못한 정부 관계자들의 실책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이 기조는 여전히 유효하나 사드 배치를 마냥 미룰 수 없는 것 또한 우리가 처한 안보 현실이다. 사드 배치를 미루는 사이 우리 사회의 찬반 논란 틈바구니를 중국이 외교적으로 파고드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그런 흐름에서 ‘제3 후보지 검토’를 투쟁 방향으로 포함시킨 투쟁위의 이날 결정은 주목할 만하다. 한때 성주뿐만 아니라 사드의 한반도 배치 결정까지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도(度)를 넘는 주장까지 나올 정도로 흥분했던 주민 여론이 차츰 이성을 찾아가고 있다는 징후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몇 차례 회의를 더 거치면서 입장을 정리하겠지만 성주 주민들이 이제껏 그래왔던 것처럼 정치논리에 휘둘리지 말고 보다 합리적인 결정을 따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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