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가 21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 골프코스에서 열린 리우 올림픽 여자골프에서 구름 갤러리의 관심 속에 샷을 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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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여제’ 박인비(28·KB금융그룹)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골프인생의 하이라이트를 찍었다.
박인비는 21일(한국시간) 리우 바하다티후카의 올림픽 골프코스(파71·6,154야드)에서 끝난 리우 올림픽 여자골프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7개를 몰아치는 동안 보기는 2개로 막았다. 합계 16언더파로 2위 리디아 고(뉴질랜드)에 5타 차 우승. 116년 만에 열린 올림픽 여자골프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골든슬램’을 작성한 것이다. 박인비는 지난해 메이저 4개 대회를 제패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한 뒤 올림픽 금메달까지 보태 골프로 더 이상 이룰 것이 없는 경지에 오르게 됐다. 한국 선수단엔 9번째 금메달이다.
3라운드까지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에 2타 앞서 이날 챔피언조로 맞대결한 박인비는 대접전 예상을 깨고 초반부터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쳤다. 박인비가 3~5번홀 세 홀 연속 버디로 기세를 올리는 동안 리디아 고는 보기 1개로 타수를 잃어 둘의 격차는 순식간에 6타 차로 벌어졌다. 이후 후반 들어 박인비가 10번홀(파5) 티샷을 물에 빠뜨려 보기를 적는 사이 펑산산(중국)이 버디를 잡으며 치고 올라가면서 3타 차로 쫓기기도 했다. 박인비는 그러나 13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보기를 범한 펑산산과의 차이를 5타로 벌리면서 우승을 예약했다.
박인비는 손가락 부상 탓에 올 시즌 부진을 계속하다 최근 두 달 간은 사실상 휴식했다. 이 때문에 올림픽 출전권을 양보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박인비는 출전을 택했고 “손가락이 터지는 한이 있더라도 할 수 있는 것을 다 하겠다”는 각오를 밝힐 정도로 투혼을 약속했다. 약속대로 박인비는 첫날 1타 차 공동 2위로 출발하더니 2·3라운드에서 단독 선두를 달린 끝에 완벽에 가까운 금메달을 빚어냈다.
/리우데자네이루=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