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500만원에 헤지펀드 투자하는 시대…투자방정식은

입법예고 거처 이르면 11월 공모재간접펀드 출시

편입 사모펀드 정보 접근성 낮은 단점 극복 과제

기존 펀드보다 수수료 높아 투자시 유의

연 1%대 초저금리 시대에 연 5% 절대 수익을 꾸준히 올리는 것이 목표인 상품이 있다. 바로 전문투자형 사모펀드(한국형 헤지펀드)다.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안정적인 전략으로 수익을 낸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시중 부동자금이 한국형 헤지펀드로 쏠리고 있다. 하지만 여유자금이 많지 않은 일반 투자자들이 투자하기는 쉽지 않다. 최소가입금액이 1억원으로 꽤 높기 때문이다. 적지 않은 돈을 갖고 있어야 ‘고객’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한국형 헤지펀드는 안정적인 수익률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부자들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이르면 오는 11월부터 500만원이면 헤지펀드를 비롯해 부동산과 항공기 등을 자산으로 편입한 사모펀드에 가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이미 지난 5월 금융위원회가 펀드상품 혁신방안의 일환으로 관련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발표했고, 입법예고를 거치고 있어 올해 안에 다양한 사모펀드에 분산투자하는 공모형 재간접펀드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재간접펀드는 자산운용사가 직접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하고 있는 기존 펀드에 투자하는 펀드다. 금융당국은 1~2개 펀드에만 투자할 경우 손실 위험성이 높아진다고 판단, 한 사모펀드에 대한 최대 투자비중을 20%로 제한하기로 했다. 따라서 공모재간접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사는 최소 5개의 사모펀드에 투자를 해야 하는 셈이다.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등 주요 운용사들이 이미 사모펀드 시장조사를 시작했다. 양질의 사모펀드를 선별할 수 있는 자산운용사들의 능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미 경쟁은 시작된 셈이다. 실제 운용사들은 사모펀드 시장 상황, 사모펀드별 수익률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면서 앞으로 투자할 펀드를 심사숙고해 고르고 있다. 현재 재간접펀드를 준비 중인 한 펀드매니저는 “헤지펀드만도 100개가 넘기 때문에 수익률로만 비교해서 편입할 수는 없다”며 “특화된 운용철학을 바탕으로 양호한 수익을 올리는 펀드를 추리고,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유지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 구성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펀드매니저는 이어 “재간접펀드에 편입될 사모펀드는 주로 헤지펀드와 부동산펀드가 될 것”이라며 “정보 접근성이 크게 떨어지는 항공기나 사회간접자본(SOC)을 편입한 사모펀드에 비해 헤지펀드나 부동산펀드가 수익률을 비롯해 각종 정보가 더 많이 공개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비교적 정보 접근성이 좋다지만 헤지펀드나 부동산펀드도 사모펀드의 성격상 투자 내역, 운용방식 등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는다. 따라서 수익률 좋은 사모펀드를 묶어 만들었으니 당연히 수익률이 좋을 것이라는 단순한 기대는 피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1년 이상 운용한 경험과 운용성과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사모펀드를 편입한 재간접펀드에 가입하는 게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한 헤지펀드 운용사 관계자는 “공격적인 투자철학을 가진 운용사의 경우 투자수익률이 일시적으로 상위권을 차지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형편없이 떨어지기도 한다”며 “1년 이상 운용경험이 있는 운용사의 장기 운용 내역을 재간접펀드운용사가 제공해 투자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수수료가 기존 펀드에 비해 비쌀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기존 사모펀드의 주요 고객인 기관투자가나 고액자산가는 사모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사에만 수수료를 내면 된다. 하지만 소액투자자는 공모 재간접펀드 운용사에 수수료를 내고, 재간접펀드에 들어간 사모펀드에도 수수료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운용사 간 수수료 조율을 통해 지나치게 높은 수수료 책정은 피할 수 있겠지만, 재간접펀드의 구조상 일반 펀드보다 수수료가 높을 수 밖에 없다.

송종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