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식품업계에 때 아닌 ‘골뱅이 전쟁’이 한창이다. 폭염으로 집에서 술안주나 반찬으로 골뱅이를 즐기는 고객들이 늘면서 그간 식당과 주점 위주로 유통되던 국내 골뱅이캔 시장이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켤 전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097950)은 이달 초 프리미엄 수산물 브랜드 ‘계절어보’를 선보이고 첫 제품으로 골뱅이캔 3종을 내놨다. 이 제품은 CJ제일제당이 2013년 ‘알래스카연어’ 출시 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수산물 통조림이다. 아직 일부 대형마트에만 물량을 공급하고 있을 정도로 극비리에 제품을 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CJ제일제당은 골뱅이캔 시장 공략을 위해 맛골뱅이·직화불골뱅이·맑은순골뱅이로 제품군을 다양화했다.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어 벌써부터 반응이 뜨겁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연어캔 시장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계절어보’ 브랜드를 앞세워 다양한 수산물로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원F&B(049770)는 앞서 6월에 대상(001680)과 손잡고 ‘자연&자연 동원골뱅이’를 내놨다. 이 제품은 식품업계 영원한 맞수인 동원과 대상이 공동으로 개발에 참여해 출시하자마자 화제를 모았다. 청정해역에서 채취한 자연산 골뱅이에 대상의 ‘청정원 햇살담은 발효양조간장’을 넣어 건강한 식재료를 썼다는 점을 강조했다.
동원F&B는 이와 별도로 ‘팔도비빔면’과 연계한 ‘골빔면’(골뱅이+비빔면) 마케팅도 펼치고 있다. 가정에서 간단하게 골뱅이무침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팔도비빔면은 골빔면 마케팅을 처음 진행한 2013년 사상 최대인 470억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일찌감치 골뱅이캔 시장에 뛰어들었던 샘표식품(007540)도 대형마트로 영업망을 확대하며 경쟁에 가세했다. 샘표는 그간 일선 음식점과 주점 위주로 골뱅이캔을 공급했으나 가정용 골뱅이캔 시장이 확대되자 마케팅 전략을 대폭 수정했다. 최근에는 업계 최초로 소라캔까지 선보이며 차별화에 나섰다.
골뱅이캔 시장이 올 들어 달아오르는 것은 연이은 무더위에 술안주로 뜨거운 음식 대신 골뱅이 요리를 찾는 고객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다 각종 요리방송에서 골뱅이 요리가 화제를 모으고 최근 수입산 골뱅이의 가격이 대폭 내려가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는 점도 인기 비결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골뱅이는 무침, 숙회, 볶음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어 선진국에서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수산물”이라며 “주요 업체들이 골뱅이에 주목하면서 지난해 600억원 수준이었던 골뱅이캔 시장 규모는 올해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