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도권이 9호 태풍 민들레의 영향권 안에 들어간 가운데 태풍의 방향이 동북쪽으로 향하면서 한반도의 폭염은 지속될 전망이다.
22일 일본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25분 민들레는 도쿄에 완전히 상륙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날 정오를 기준으로 태풍은 시속 20㎞의 속도로 북진하고 있다. 태풍의 중심기압은 975헥토파스칼(hPa)이며 최대 순간 풍속은 초속 50m에 달한다.
태풍으로 인해 도쿄도 오메시에서 한 시간에 107.5㎜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지는 등 수도권의 피해가 상당한 수준이다. 이날 오후 도쿄도 히가시무라야마시에서는 선로 근처에 쌓여있던 토사가 무너져 열차가 탈선했다. 동일본 각지에서는 도로 침수 피해도 잇따랐다.
기상청은 태풍이 일본 관동지방을 관통할 것으로 보여 앞으로도 일본 동부와 북부지방에서 번개와 폭풍을 동반한 폭우가 내리겠다고 전했다. 23일 정오까지 강수량은 관동 카츠 노부 지방 250㎜, 홋카이도 200㎜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태풍의 영향으로 이날 오전 도쿄 하네다 공항의 모든 항공편이 운항하지 못했으며, 오후 항공편도 2~7시간 가량 지연됐다. 나리타 공항 역시 일부 항공편이 운항을 취소했으며 대부분의 항공기가 출발 예정 시간을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의 경우 이날 오전 11시 5분 출발 예정인 김포~하네다 KE2707편 등 4편이 결항됐다.
특히 민들레가 한반도 대신 일본 본토를 가로지르면서, 한반도의 폭염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됐다. 기상 전문가에 따르면 대륙의 열적 고기압(대륙성 열대기단)과 예년보다 발달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에서 정체하고 있으면서 태풍의 접근을 막고 있다. 이번 태풍 민들레 역시 한반도의 반대 방향으로 북북동진하고 있으며, 이날 자정쯤 홋카이도 동쪽을 거쳐 오호츠크 해로 빠져 나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