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동열 새누리당 의원과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이 새만금에 내국인 카지노 건설을 둘러싸고 ‘충돌’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지역간 갈등으로 치닫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2일 국회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난 17일 강원랜드에 이어 새만금에 제2 내국인 카지노를 신설하는 내용의 새만금특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그러자 염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새만금 내국인 카지노 설치의 문제점’을 주제로 긴급 세미나를 열고 새만금 카지노에 대한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염 의원은 국내 유일의 내국인 카지노인 강원랜드가 위치한 강원 태백·횡성·영월·평창·정선을 지역구로 두고 있고, 김 의원은 새만금이 위치한 전북 군산이 지역구다. 염 의원은 지리적 접근성이 강원랜드보다 용이한 새만금에 내국인 카지노가 설립되면 강원랜드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이는 곧 지역 경제의 동반 침체로 연결될 수 있어 각을 세울 수 밖에 없는 처지다.
이날 세미나에서 주제발표자들은 새만금 카지노로 인한 지역경제 황폐화 등을 핵심 주장으로 내세웠다. 허정옥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는 “새만금 카지노 건설은 정부의 기존 정책과 상충하고 관련 지자체간 갈등, 국부유출 논란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원학 강원발전연구원 기획전략팀장은 “새만금 카지노가 설립되면 강원랜드 매출 감소, 그에 따른 인력 채용 및 수익금 배분 감소 등 악순환으로 폐광지역의 쇠퇴가 가속화될 것”이라며 “폐광지역 주민들 입장에서 보면 99개를 가진 어른이 1개를 가진 아이 것을 빼앗아 100개를 채우려는 욕심으로 밖에 비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최근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지금의 저성장 경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만금 카지노 건설 등과 같은 역발상이 필요하다”며 “카지노 도입을 정치인이 앞장서 주장하면 각종 비판에 시달려 치명적인 이미지를 안을 수 있지만 일자리 창출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나아가 국가경제를 위해 꼭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발 벗고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원랜드를 둔 염 의원 입장에서는 지역경제의 생존이 달린 문제여서 “새만금 카지노 건설은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임을 거듭 밝혔다.
전정환 정선군수는 “내국인 카지노는 정부의 폐특법에 따라 2025년까지 강원랜드에 유일하게 허용하도록 돼 있는데, 별도로 추진하겠다는 것은 위법적 발상”이라며 “김 의원은 공부를 더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군수는 이어 “김 의원은 제2의 내국인 카지노 설립법안을 철회하고 폐광지역 주민에 정중히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모든 역량을 동원해 입법저치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오는 30일 김 의원이 새만금 카지노 관련 세미나를 준비해 놓고 있어 정면충돌이 예상되는 등 지역갈등으로도 비화될 조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