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트럼프 "불법 이민자 추방 공약 안 바꾼다" 재확인

트럼프, "나는 오락가락 하지 않는다..엄정해야 한다" 강조

美 정치권 및 언론서는 '이미 공약 손 봤다' 추정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사진=AP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사진=AP연합뉴스




인종차별적 언사로 논란을 빚어온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는 불법 이민자 추방을 약속한 자신의 공약을 유지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히스패닉 유권자 표심을 잡기 위해 트럼프 후보가 전략적으로 불법 이민자 추방조치를 완화할 지 모른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를 일축한 것이다.

22일(현지시간) 트럼프는 폭스뉴스의 시사 프로그램 ‘폭스 앤 프렌즈’에 출연해 “불법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아주 강하게 대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합법적 과정을 거쳐서 (미국으로) 들어오기를 원하고 있다”며 기존의 이민자 정책을 거듭 확인했다. 이에 사회자가 ‘그렇다면 당신이 오락가락 하고 있지 않다는 말이냐’고 질문하자 “나는 오락가락 하는 게 아니다. 우리는 진정으로 공정하고 엄정한 답변을 내리기를 원한다. 아주 엄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현재 히스패닉 커뮤니티의 많은 사람과 함께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는 히스패닉 이민자들을 강간범 등 범죄자로 취급하면서 이들의 불법 입국을 막기 위해 국경지대에 거대한 장벽을 건설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그러나 지지율이 계속해서 하락하는 가운데 지난 20일 그가 자신의 사무실인 트럼프타워에서 히스패닉 대표단과 전격적으로 회동하면서 ‘완화설’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현지 언론들은 이 회동을 계기로 트럼프가 일부 불법 이민자들에 대한 합법화 조치를 고려하고 있으며 오는 25일 콜로라도 주 유세에 나선 트럼프가 관련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관련기사



이에 앞서 미국 내 최대 스페인어 방송인 유니비전은 전날 트럼프와 히스패닉 대표단과의 면담에 참석했던 인사들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측에서 시민권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절한 조건을 갖춘) 불법 이민자가 추방에 대한 공포 없이 머물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곧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인터넷매체 버즈피드도 유니비전과 비슷한 내용을 보도했다. 이에 트럼프는 이날 버즈피드를 겨냥, “그들은 내가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었다. 이 문제에 있어서도 똑같은 것”이라고 말해 버즈피드의 관련 보도가 오보임을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의 강력한 부인에도 미 정치권은 이미 트럼프 캠프가 이민공약을 손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가 25일로 예정된 콜로라도 유세 때 이민공약 관련 내용을 언급하지 않기로 한 것도 이런 관측에 무게를 싣고 있다. 트럼프 캠프 대변인은 이날 콜로라도 지역 매체인 덴버 포스트에 트럼프가 콜로라도 선거자금 모금행사에 참석하지만, 이민정책 관련 연설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내달 26일 진행될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와의 TV 토론을 대비해 뉴저지 주의 자신의 골프장에서 회의를 열어 준비에 착수했다고.

이수민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