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발생 이틀만에 두번째 환자…콜레라, 지역사회 퍼지나

거제서 수산물 섭취 뒤 설사 증세

질본 '해외 균 유입' 등 역학 조사

곽숙영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센터장이 25일 오전 서울 정부청사에서 두번째 콜레라 환자 발생에 따른 대응 상황을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제공=질병관리본부곽숙영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센터장이 25일 오전 서울 정부청사에서 두번째 콜레라 환자 발생에 따른 대응 상황을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제공=질병관리본부


국내에서 15년 만에 콜레라 환자가 발생한 지 이틀 만에 두 번째 콜레라 환자가 발생하면서 보건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두 환자 모두 경남 거제 지역에서 수산물을 섭취했던 사람으로 콜레라의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는 경남 거제 거주 B(73·여)씨에게서 설사 증상이 나타나 콜레라균 검사를 한 결과 콜레라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25일 밝혔다. B씨는 지난 13일 교회 신도가 잡아온 삼치를 냉동한 후 다음날 14일 해동해 점심으로 먹은 뒤 15일 오후부터 설사 증세를 보였다.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이틀 뒤 인근 맑은샘병원에 입원했고 21일부터 증상이 호전돼 24일 퇴원했다. 같은 날 B씨와 함께 삼치를 먹었던 11명도 콜레라 검사를 시행했으며 현재는 설사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거제 지역에서 콜레라 환자가 2명이나 발생하면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지역사회 확산 가능성이다.


곽숙영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센터장은 25일 서울 정부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두 명의 환자가 같은 음식물을 먹거나 같은 장소를 방문한 게 아니고 역학적 관련성도 없어 지역 내 산발적인 발생으로 보인다”며 “콜레라가 크게 유행해 지역사회에 대규모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작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B씨와 첫 번째 콜레라 환자 A씨와의 공통 분모는 발병 전 거제 지역에서 난 수산물을 먹었다는 점이다. 바꿔 말하면 경남 거제 지역 연안 해수가 콜레라균에 오염됐을 가능성을 점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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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 센터장은 “연안 해수에서 콜레라균 검출을 위한 검사도 현재 진행하고 있다”며 “매년 700~800건 해수 검사를 하는데 비브리오콜레라균이 검출된 사례는 없었지만 해수 검사 표본 지역과 실제 해산물 서식지가 다를 수 있어 추가 조사를 계속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현재 새로운 콜레라균이 해외에서 유입됐거나 해류 등의 변화로 해외 균이 국내에 유입된 경우, 또는 국내에서 콜레라균 유전자가 변이했을 가능성 등 다양한 변수를 열어두고 역학 조사를 벌이고 있다. 조은희 감염병감시과장은 “유전형 비교를 위해 미국 질병관리본부(CDC) 등에 자료 협조 요청을 했다”며 “콜레라균이 해외에서 유입됐는지 밝혀내려면 유전자형이 동일한 콜레라균이 다른 나라에 보관돼 있는지 각 나라에 일일이 확인해야 해 조만간 확인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현재 감염병관리센터장을 대책반장으로 하는 ‘콜레라 대책반’을 편성, 긴급상황실을 확대, 가동하고 있다. 조 과장은 “두 번째 환자가 발생한 뒤 의사협회·병원협회 등 의료 단체를 통해 전국적으로 복통 없는 묽은 설사를 하는 사람들은 모두 콜레라 검사를 해달라고 협조 요청을 해뒀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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