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원(69) 롯데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이 검찰조사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 롯데 관련 수사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26일 오전 7시 11분쯤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한 산책로에서 60대 남성이 나무에 넥타이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운동 중이던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시신 옷 안에서 발견된 신분증과 지문분석 등을 통해 이 부회장의 신원을 확인했다.
이 부회장은 산책로 가로수에 넥타이와 스카프로 줄을 만들어 목을 맸으나, 줄이 끊어져 바닥에 누운 상태로 발견됐다.
이 부회장은 숨지기 하루 전인 25일 정상 근무를 했고, 이날 밤 9시 쯤 서울 용산 자택을 나간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A4 4매 분량의 유서를 발견했으며, 유서에는 ‘롯데그룹 비자금은 없다’라는 등의 내용이 적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자세한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경영 활동을 보좌하고, 90여개 그룹 계열사를 총괄 관리했다. 자금관리는 물론 그룹·계열사의 모든 경영 사항은 모두 이 부회장을 거친다.
롯데그룹 비리 의혹을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이런 이 부회장을 주요 수사 대상자 리스트에 올려놓고 각종 비리 단서를 수집해왔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월 검찰이 롯데그룹에 대한 수사에 착수 했을 때 출국금지 조치됐으며, 검찰은 이 부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횡령 등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