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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 "욕망 가득한 남편 용서 못하지만 포용했어요"

tvN 드라마 '굿 와이프' 끝낸 전도연

극중 '태준' 나쁜 남편이지만

어느 순간 욕망 이해하게 돼

첫 변호사 역할 새로운 경험

대사 많은 법정 신 큰부담도

드라마가 확실히 중독성 있어

휴식취하며 차기작 생각할 것



성장은커녕 늙을 일만 남을 것 같은 중년. 그러나 중년에게도 일, 사회적 관계, 심지어 사랑까지도 이미 끝난 과정도 ‘식상한 일’도 아니다. 한치 앞도 모르는 인생에서 또 다른 상황과 맞닥뜨리고 새로운 감정을 경험하고 방황하는 가운데 중년 역시 성장하기 때문이다. 일, 가족, 사랑 앞에서 갈등하는 중년 여성의 성장기를 그린 tvN 금토드라마 ‘굿 와이프’에서 그만의 섬세한 연기로 ‘역시 전도연’이라는 찬사를 받은 전도연(43·사진)을 만났다.

여배우라면 화면에서 예쁘게만 나오고 싶을 법한데 그는 드라마에서나 인터뷰에서나 주름 하나 가리지 않고 배우 전도연의 얼굴을 그대로 보여줬다. “자연스러운 게 아직은 좋은 것 같아요. 물론 생각이 바뀔지는 모르겠지만요.” 그의 말 대로 그의 주름은 호평받았던 그의 연기만큼이나 자연스러웠고 아름다웠다.

지난 27일 종영한 ‘굿 와이프’의 아내 김혜경(전도연 분)과 남편 이태준(유지태 분)은 결국 ‘쇼윈도 부부’로의서의 삶을 택한다. 성 스캔들과 권력형 비리에 연루됐음에도 더 큰 야망을 위해 결코 아내를 놔주지 않는 남편에게 혜경은 이혼을 선언했기 때문에 이러한 결말은 반전에 가까웠다. 전도연은 혜경의 결정에 대해 미운 정 고운 정 다 든 남편에 대한 ‘포용’이라고 설명했다. “태준은 분명 나쁜 남편이지만 어느 순간 그의 욕망을 이해하게 됐어요. 그 넓디넓은 어깨가 작아 보이는 순간이 있었어요. 12부쯤이었어요. 딸이 실종돼서 (별거 중이던)태준이 집으로 찾아왔고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다시 잘 해보자는 뜻을 내비치는 그에게 혜경이 ‘당신 욕심 이야기하지 마’라고 이야기하는데 남편으로서 가장으로서 그가 작아 보였어요. 혜경이 좀 따뜻하게 안아줬으면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쇼윈도 부부’로 라도 그가 원하는 대로 해주는 건 어쩌면 15년간 같이 살아온 남편에 대한 포용이라고 생각했어요. (불륜을 저지른 남편에 대한)용서와는 다른 거예요.”



전도연은 불륜이라면 불륜일 수 있는 서중원(윤계상 분)에 대한 감정 역시 욕망과 뜨거운 사랑이라기보다는 혜경이 포용하고 싶은 대상이라고 해석하고 있었다. 중원은 혜경과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혜경이 변호사로 근무 중인 로펌의 공동 대표로 태준의 불륜과 비리 사실이 드러난 이후 가까워지는 인물이다. 그는 커다란 화제가 됐던 중원과의 키스신 이후 남편과의 베드신으로 이어지는 장면을 언급하면서 중원에 대한 감정을 설명했다. “중원을 너무 사랑해서 키스한 게 아니었던 것 같아요. 당시 중원은 자기 아버지와의 관계와 가족사에 대해서 이야기했는데 그의 ‘상처를 위로 해주고 받아줌’의 연장이었던 것 같아요.” 태준과 중원에 대한 감정을 모두 포용이라고 했지만 포용이라는 감정은 결국 철없이 뜨거울 수만은 없는 ‘중년의 사랑’에 대한 다른 표현이었거나, 새로운 사랑으로 현재의 상황을 정리할 수만은 없는 무거워진 중년의 상황과 심리일 수 있다.


‘굿 와이프’는 배우 전도연에게도 중년의 새로운 경험이었다. ‘프라하의 연인’ 이후 11년 만의 안방극장 컴백 작품인 데다 변호사 역할은 처음이다. 빡빡하게 돌아가는 드라마 촬영 상황과 많은 대사가 부담이 됐던 것. “전문 지식과 논리로 수많은 대사를 쏟아내야 하는 법정 신에서 너무 힘들었어요. 법정신 찍고 나면 한 1kg은 빠진 것 같았어요. 제가 감성을 전달하는 대사는 잘하는데, 정보 전달 대사는 잘 못해요. 발음 문제도 있고요. 김서형·나나 씨는 상당히 정보 전달력이 있어 부러웠어요. 반성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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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이 중반으로 향할 때 그는 돌연 앞머리를 자르는 등 헤어 스타일의 변화를 시도했다. “이 헤어 스타일 때문에 욕 많이 먹은 거 알아요. 어우, 근데 저 진짜 어려 보이려고 앞 머리 자른 거 아니에요. 그냥 좀 더 자연스러워 보이고 자아를 찾아가는 혜경을 보여주고 싶었던 거예요.” 전도연은 질문에 대답하는 동안 몇 번이나 울먹였다. 본인이 특히 공감했던 주인공들의 감정과 극 중 상황에서는 아직 빠져나오지 못 한 듯 보였다.

오랜 만에 선보인 드라마에서도 호평을 받은 그가 차기작으로 방송을 선택할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작품이 이제 막 끝난 요즘 일단 휴식기를 가진다는 계획이다. “‘쪽대본’ 때문에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어요. 잠도 거의 못 잤고, 작품 끝나면 몰아서 다 자야지 했는데 막상 쉬는 시간이 생기니까 잠보다는 앞으로 어떤 작품으로 팬들과 만날지를 생각하고 있어요. 드라마가 확실히 중독성은 있네요.”

사진제공=매니지먼트숲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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