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탄핵 찬성한 추미애...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고 부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추 대표는 “대통령이 후보 시절 겸손한 권력, 강한 나라를 국민에게 약속하고 희망을 준 기억이 뚜렷하다”며 “민생이란 말만 들어도 주머니 속 송곳처럼 아프다. 이제 지지세력을 통합해 민생의 등불이 되고 희망이 되도록 정권 교체를 해내겠다. 힘을 주시라”고 말했다. 그는 방명록에 “이제 온전히 하나 되어 민생을 위한 정권 교체를 해내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힘주십시오”라고 남겼다.

추 대표는 참배 중 노란 손수건을 꼭 쥔 채 너럭바위를 어루만지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기자들에게 “봉하는 우리에겐 각별한 곳이다. 슬픔과 용기가 생기는 곳”이라며 “슬픔을 딛고 용기를 내면서도 민생을 향해 뚜벅뚜벅 갈 수 있는 그런 무장이 되는 곳”이라고 말했다.





추 대표의 이날 참배는 현충원에 안장된 전직 대통령 묘역 참배의 연장선상이지만 두 사람의 과거 관계를 감안할 때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다.

추 대표는 지난 2002년 노 전 대통령의 선대위 국민참여운동본부를 이끌면서 ‘희망돼지 저금통’을 들고 거리로 나가 성금을 모으는 등 노무현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섰다. 노 전 대통령은 이에 후보 단일화에 협력한 정몽준 전 의원 앞에서 “우리에겐 추미애, 정동영도 있다”고 말해 정 전 의원의 지지 철회로 이어졌다. 추 대표는 그만큼 노 전 대통령이 아끼는 정치인 후배였다. 하지만 추 대표는 2003년 민주당 분당 당시 열린우리당 합류를 거부하고 노 전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한 뒤 역풍에 직면, 국회 주변에서 ‘참회의 3보1배’를 벌였지만 결국 낙선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은 낙선한 추 대표에게 세번씩이나 사람을 보내 장관직 제의를 했다.



그러나 추 대표는 자신의 정치적 결정에 반성하면서 2012년 문재인 후보 선대위의 국민통합위원장에 이어 지난 해에는 문 대표 체제에서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발탁됐다.

따라서 추 대표의 이날 봉하마을 방문은 친노(친노무현)와의 정치적 화해 제스처의 연장선에서 해석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