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 등에 따르면 가봉 내무장관은 31일(현지시간) 대선 개표 결과 봉고 대통령이 중국계 출신의 야권 대표인 장 핑을 근소한 차로 누르고 승리했다고 발표했다.
두 후보 모두 과반 득표에는 성공했지만, 결선투표 제도가 없어 대통령 당선은 곧바로 승인됐다.
하지만 애초 승리를 주장해 온 장 핑 측은 즉각 “부정 선거가 이뤄졌다”고 강력히 반발하며 재검표를 요구하고 나섰다. 무려 50년에 걸친 봉고 가문의 장기 집권 끝에 치러진 선거에도 또다시 선거 조작 논란 속에 봉고 대통령이 재집권하게 되면서 국민의 불만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봉고 현 대통령은 가봉을 1967년부터 42년간 통치한 뒤 2009년 사망한 오마르 봉고 온딤바 전 대통령의 아들이다. 아버지 봉고는 당시 73세로 숨지기 전까지 가봉을 장기간 통치해 세계 최장기 집권자 반열에 이름을 올린 인물이다. 아들 봉고 대통령은 아버지가 숨진 그 해 치러진 대선에서 부정 선거 시비 끝에 득표율 41.7%로 당선된 후 지금까지 가봉을 통치해 왔다.
인구 180만명의 가봉은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원유 매장량 3위 국가다. 목재 등 자원이 풍부한 국가이지만 전체 인구의 3분의 1이 빈곤선 아래로 분류되는 가난한 나라다. 국가 경제의 60%를 석유 수출에 의존하고 있어 최근 국제 유가 하락과 대량 실업 사태 등으로 시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