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무속인 행세한 경찰에 속아 붙잡힌 지명수배자

사기와 절도 행각을 일삼으며 전국을 떠돌던 지명수배자가 경찰이 던진 미끼에 걸려들어 붙잡혔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2년간 현금과 차량 등 총 2,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가로채거나 훔친 혐의(사기·절도 등)로 서모(43)씨를 구속했다고 1일 밝혔다.


서씨는 2014년 10월부터 최근까지 전남 완도와 강원도 평창, 경북 구미 등 전국을 돌며 음식점 배달원으로 취업해 오토바이를 훔치는 등 다양한 수법으로 현금 460만원과 차량 3대, 오토바이 2대 등을 훔친 혐의를 받는다.

서씨에게 내려진 수배는 10건에 달하며, 서씨는 가족과 연락도 끊고 경찰의 추적을 피해왔다.

2년 가까이 도주 생활을 이어가던 서씨는 무속인들이 주로 인적이 드문 곳에 있다는 점에 착안해 ‘삼춘’(무속인 일을 도와주는 사람을 지칭하는 은어)으로 취업하면 경찰의 추적을 쉽게 피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서씨는 무속인들이 주로 활동하는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 ‘함께 일할 보살님을 구한다’는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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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서씨가 무속인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피소된 적이 있어 이 사이트를 주시하던 경찰은 이 글이 서씨가 올린 것으로 확인하고 연락처와 함께 ‘삼춘을 구한다’는 댓글로 미끼를 던졌다.

반년 후 쯤 서씨로부터 연락을 받은 경찰은 “나는 서울 은평구에 있는 보살인데 삼춘 일을 얼마나 하였는가? 보시(급여)는 넉넉하게 주겠다”고 속이고 만날 약속을 잡았다.

경찰인줄 몰랐던 서씨는 8월 25일 경북 구미에서 서울로 이동해 해 함께 일할 줄 알았던 무속인을 만날 준비를 했다. 하지만 서씨를 기다린 건 무속인이 아닌 은평경찰서 경찰들이었고, 그는 바로 붙잡혀 그 동안의 도주생활도 막을 내리게 됐다.

경찰 관계자는 “서씨가 도망을 다니는 동안 추가적인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는지 조사 중이다”고 전했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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