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무능 부패’ 남미 좌파 도미노 붕괴 가속화

호세프 대통령 결국 탄핵 확정

브라질 14년만에 우파 재집권

‘탄핵’ 확정이라니…        (브라질리아 AFP=연합뉴스)  브라질 상원은 31일(현지시간) 전체회의를 열어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탄핵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61표, 반대 20표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호세프는 30일 안에 브라질리아 대통령궁을 떠나야 한다. 탄핵안 가결로 호세프는 1992년 브라질 역사상 처음으로 탄핵당한 페르난두 콜로르 지 멜루 전 대통령(현 상원의원)에 이어 24년 만에 탄핵을 당하는 두 번째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사진은 이날 호세프가 브라질리아의 알보라다 대통령 궁에서 비통한 표정으로‘탄핵’ 확정이라니… (브라질리아 AFP=연합뉴스) 브라질 상원은 31일(현지시간) 전체회의를 열어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탄핵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61표, 반대 20표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호세프는 30일 안에 브라질리아 대통령궁을 떠나야 한다. 탄핵안 가결로 호세프는 1992년 브라질 역사상 처음으로 탄핵당한 페르난두 콜로르 지 멜루 전 대통령(현 상원의원)에 이어 24년 만에 탄핵을 당하는 두 번째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사진은 이날 호세프가 브라질리아의 알보라다 대통령 궁에서 비통한 표정으로




경제실패에 부패 스캔들이 겹치며 남미 좌파 포퓰리즘 정권들이 본격적인 도미노 붕괴 사태를 맞고 있다. 남미 12개국을 대표하는 브라질의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결국 8월31일(현지시간) 탄핵이 확정됐다. 지난해 말 아르헨티나에서 우파가 정권교체에 성공한 데 이어 브라질 역시 14년 만에 우파가 재집권했다. 빨간색으로 상징되는 정통 좌파에 비해 온건 성향을 보여 ‘핑크타이드(온건 좌파 정권의 연이은 집권)’로 불려온 중남미 좌파 시대가 급속히 힘을 잃어가고 있다.

브라질 상원은 지난달 31일 호세프 대통령 탄핵안을 전체 의원 81명 중 61명의 찬성으로 의결 요건인 3분의2를 여유 있게 넘기며 통과시켰다. 탄핵사유는 호세프 대통령이 지난 2014년 대선에서 악화된 경제상황을 감추려 국책은행 자금을 불법 전용한 사건이었지만 실제는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3.8%를 기록하는 등 민생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데다 장기집권으로 여당인 노동자당의 대형 부패사건들이 잇따라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남미 좌파의 아이콘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의 후계자로 브라질 첫 여성 대통령인 호세프가 불명예 퇴진하면서 1999년 우고 차베스 정권이 베네수엘라에 들어서며 시작된 중남미의 핑크타이드는 18년 만에 썰물처럼 빠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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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아르헨티나에서 친기업 성향의 우파 정치인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이 당선돼 좌파정권이 12년 만에 막을 내렸고 올 6월 페루도 세계은행 경제학자 출신인 페드로 쿠친스키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돼 우파정권으로 바뀌었다. 콜롬비아와 파라과이는 이미 우파가 정부를 맡고 있다.

여기에 차베스의 후계자인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이끄는 베네수엘라는 극심한 경제난으로 지난해 말 17년 만에 야권이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데 이어 대통령 소환투표도 임박했다. 장기집권과 경기침체가 맞물린 볼리비아와 칠레의 좌파 대통령들도 지지율이 추락해 정권 재창출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남미국가들의 권력이동 속에 당분간 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 등의 주도권을 둘러싼 남미 대륙의 좌우 세력 간 대립은 경제·외교적으로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탄핵안 의결 3시간 후 중도우파 브라질민주운동당(PMDB) 대표인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 권한대행은 상원의사당에서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했다. 그는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는 간단한 소감만 밝히고 업무에 들어갔다. 테메르 대통령은 두 번이나 호세프의 러닝메이트로 연립정권을 창출하며 부통령을 지냈지만 탄핵안이 힘을 얻자 3월 연립여당을 탈퇴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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