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대법 "쓰러진 폭력 前남편 살해…정당방위 아냐"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남편을 살해한 여성이 정당방위를 주장했지만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조모(44·여)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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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씨는 지난해 6월 집에서 만취해 흉기를 들고 난동을 부리던 전남편 문모(59)씨가 바닥에 엎질러진 술을 밟고 미끄러져 쓰러진 채 정신을 못 차리자 절구 공이로 문씨의 얼굴을 내려치고 넥타이로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조씨와 문씨는 이미 이혼한 상태였지만 교도소에서 갓 출소해 지낼 곳이 없던 문씨가 조씨와 자녀들을 찾아와 함께 지내던 중이었다.

이 과정에서 문씨는 조씨의 목에 흉기를 들이대는 등의 폭력을 일삼고 “부모님과 동생을 죽이겠다”는 식의 폭언을 서슴지 않았다. 이를 말리는 자녀들에게도 “고아가 될 준비나 해라”고 말했다. 이에 조씨는 자신과 자녀들을 지키기 위한 정당방위에 해당하고 가정폭력에서 비롯된 우울증을 앓아 ‘심신미약’ 상태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1·2심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문씨가 바닥에 쓰러짐으로써 (생명·신체 등에 대한) 침해 행위는 일단락돼 적어도 그 단계에서는 정당방위의 요건인 ‘현재의 부당한 침해’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며 정당방위 성립을 부정했다. /김흥록기자 rok@sedaily.com

이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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