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기고] 극동 신시장 개척 나선 韓 보건의료산업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병원 건설·ICT 기술 협력 등

보건의료산업 패키지 수출로

열악한 극동 보건의료 질 개선

의료 한류 꽃피울 계기 될 것



제2차 동방경제 포럼이 열리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보건복지부 대표단과 함께 방문했다. 동방경제 포럼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015년부터 열악한 극동지역 개발을 위해 세계 여러 나라에서 투자를 유치하려고 개최하는 행사다. 이번 방문으로 복지부 장관으로 한국의 보건의료의 위상이 높아짐을 체험했고 뿌듯한 마음과 함께 책임감도 느끼고 돌아왔다. 박근혜 대통령의 러시아 순방을 계기로 복지부는 러시아 극동개발부 및 보건부 양 부처와 함께 극동지역에 한국 의료기관 진출을 위한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러시아 보건부와는 원격의료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의료기술 분야에서 협력하기 위한 의향서를 맺었다. 특히 ICT 기반 의료기술 협력은 취약한 극동지역의 의료 접근성을 개선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러시아 캄차카 주정부와의 주립병원 건설 협력 MOU 체결로 캄차카 주정부의 주립병원 현대화 프로젝트에 참여해 병원 건설 관련 타당성조사(FS), 컨소시엄 구성 등에서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게 됐다. 이번 프로젝트는 오는 2020년 완공을 목표로 약 2만4,000평에 510병상 규모로 건립 예정이다. 이는 러시아 내에 한국형 병원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건설과 정보기술(IT)·제약·의료기기 등의 연관 산업이 동반 진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또 일양약품이 자체 개발한 위궤양 치료제 국산 14호 신약 ‘놀텍’의 기술을 러시아 제약 1위 업체 ‘R-파마’에 2억달러 규모로 수출하는 계약 체결로 제약 분야에서 오랜 연구 투자의 결실이 나타나는 것을 보고 우리 제약의 경쟁력이 세계 시장에서 통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이 밖에도 한국의 복지부와 보건의료사절단은 러시아 연방 보건부 및 의료기관들과 마주 앉아 양국의 다양한 보건의료 분야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 러시아 보건부 장관은 한국 병원의 환자관리 시스템, 건강정보 시스템 등 IT 기반 보건의료 분야의 협력에 관심이 많았으며 종양의학·재활의학·동양전통의학 분야 등 한국의 우수한 의료기술 분야에서 협력하기를 요청했다. 특히 극동지역 보건의료 현대화를 위해 한국이 선도적 역할을 해주기를 제안했다. 이에 우리는 한국의 원격의료 등 ICT 기반 의료기술을 소개하고 우수한 의료기술뿐 아니라 합리적인 가격에 품질 좋은 바이오 시밀러 및 제네릭 의약품과 우수한 의료기기 또한 러시아의 보건의료 발전에 도움이 되는 분야임을 설명했다. 한국 의료기관의 극동 진출을 위해서는 의료인 면허인증, 제약 및 의료기기 인허가 간소화, 정주 여건 개선 등에 대해 러시아에서 관심을 두고 노력해주기를 요청했으며 이를 실행해나가기 위해 양국 공동 실무 그룹을 구성하고 세부사항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해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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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 협력 양자면담에는 러시아 대표 국영방송인 ‘Russia-1’ 방송사가 취재를 나와 한·러 간 보건의료 협력 의의에 대해 인터뷰하는 등 러시아의 한국 보건의료에 대한 관심도를 실감할 수 있었다.

이번 대통령 러시아 순방으로 병원 건설, 제약 수출, ICT 기반 보건의료 기술 협력, 환자 유치, 의료인 교류, 의료인 원격교육 시스템 개발, 전통의학 공동연구 등 우리나라의 보건의료 분야를 대표하는 ‘보건의료산업 패키지’를 극동지역에 수출하고 러시아와 협력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러한 협력으로 열악한 극동지역의 보건의료 서비스의 질을 개선하고 이미 한국 의료기술을 신뢰하고 있는 러시아 국민에게 의료 한류를 꽃피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러시아 극동지역은 한국과 중국·몽골·카자흐스탄과 국경을 접하고 있으며 해양을 통해 일본 등 아시아태평양지역과도 연결돼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전략적 위치로 우리나라의 보건의료가 중앙아시아를 넘어 유럽으로 나아가는 발판이 되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생각한다.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양사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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