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사상 처음 3,750억 달러를 넘어섰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3,754억6,000만 달러로 전월보다 40억8,000만 달러 증가했다. 이는 7월에 14억9,000만 달러 늘어난 이 후 두 달 연속 증가세로, 기존 최고 기록인 지난해 6월(3,747억4,000만 달러)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한은 관계자는 외환보유액 증가에 대해 “유가증권 매매 차익이나 이자 수입 등 외환자산 운용수익이 늘었고 유로화 등 다른 통화로 표시된 외화자산의 미국 달러화 환산액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외국환중개회사의 고시환율을 보면 지난달 유로화는 미국 달러화 대비 0.7%, 엔화는 1.8% 각각 절상됐다.
지난달에는 대체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이 크게 부각하지 않아 미국 달러화가 약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8월 말 외환보유액 가운데 유가증권(국채, 정부기관채,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 등)은 3,448억 달러로 한달 사이 79억7,달러 늘었다. 반면 예치금은 215억 달러로 39억1,000만 달러 감소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은 25억5,000만 달러로 1,000만 달러 늘었고 IMF에서 교환성 통화를 수시로 찾을 수 있는 권리인 IMF 포지션도 18억1,000만 달러로 1,000만 달러 늘었다. 금 보유액은 47억9,000만 달러로 7월과 같았다.
올해 7월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7위 수준이다. 중국이 3조2,011억 달러로 한달 사이 41억 달러 줄었지만 1위를 유지했다. 그 다음으로 일본이 1조2,648억 달러로 2위를 기록했고 스위스(6,850억 달러), 사우디아라비아(5,635억 달러), 대만(4,341억 달러), 러시아(3,939억 달러)가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