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IL의 지휘자로 등극한 오스만 알 감디(사진) 신임 최고경영자(CEO·사장)는 취임 일성을 통해 창사 이래 최대 사업으로 불리는 ‘고도화 석유화학 복합시설(RUC/ODC)’ 프로젝트를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알 감디 CEO는 5일 S-OIL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공식 선임된 후 이 같은 취임사를 밝혔다.
그는 “RUC/ODC 건설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올레핀 다운스트림 사업에 진출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국내에서) 가장 수익성 있는 통합 에너지 기업이라는 비전에 한 걸음 다가서는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RUC/ODC는 오는 2018년까지 4조8,000억원을 투자해 폴리프로필렌(PP) 연산 40만5,000톤, 산화 프로필렌(PO) 30만톤에 이르는 대규모 석유화학 단지를 짓는 프로젝트다. 정유 외에 화학 분야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S-OIL의 핵심 사업이다.
S-OIL은 올해 상반기 1조1,32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 2011년 이후 최대 실적이었다. 하지만 올 하반기부터는 정유 제품의 수요 정체가 본격화하며 업계 전반에 먹구름이 낄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고부가 석유 제품의 비중 확대 등 선제적 구조개편이 절실하다. 이와 관련, 알 감디 CEO는 “끊임없는 자기 혁신을 통해 미래 성장을 이끌고 지속 가능한 경영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고정 관념에서 벗어난 사고로 혁신을 촉진하겠다”고 덧붙였다.
1967년생인 알 감디 CEO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명문 대학인 킹파드석유광물대를 졸업하고 현지 국영 에너지 기업인 아람코에서 라스타누라 정유공장 생산본부장, 아람코 아시아 코리아 대표 등을 거쳤다. 20년 넘게 재직하며 생산 공정 분야 전문성을 인정받았을 뿐 아니라 아시아 시장에 대한 이해·경험도 풍부한 편이다. 그는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아람코와 엑손모빌·시노펙이 합작한 중국 푸젠정유석유화학에서 기술기획부문장을 맡기도 했다.
또 그는 지난해부터 아람코의 한국 내 경영을 총괄하면서 국내 사정에도 밝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아람코 아시아 코리아 대표에 부임한 후 가족과 함께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한국 문화 콘텐츠와 음식에 깊은 애정을 보였다고 S-OIL 관계자는 전했다.
아람코가 자회사를 통해 63.4%의 지분을 보유한 S-OIL의 이사회는 사내이사가 1명뿐이다. 통상 CEO가 사내이사를 맡기 때문에 이사 신규 선임은 CEO 교체와 같다. 알 감디 CEO의 전임자인 나세르 알 마하셔 사장은 2012년 3월 부임해 4년 넘게 임기를 이어온 장수 경영인이다. 그는 아람코의 석유화학 분야 자회사인 사우디 페트로라빅 CEO로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