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부장판사 구속' 양승태 대법원장 "참담하고 국민께 사과"

대국민 사과 발표…직접 10페이지 분량 사과문 작성

“사법부를 대표해 국민 여러분께 끼친 심려에 대해 깊이 사과드리며 앞으로 밝혀질 내용에 따라 엄정한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양승태 대법원장이 현직 부장판사의 구속 사태를 맞아 대국민 사과를 했다.


양 대법원장은 6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전국 법원장 회의에 앞서 ‘국민과 법관들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으로 이같은 입장을 발표했다. 이날 회의는 지난 2일 김수천 인천지법 부장판사가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전 대표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혐의로 구속되면서 양 대법원장이 긴급 소집한 회의다.

“우리는 지난 주 현직 부장판사가 법관의 직무와 관련해 거액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구속된 일로 인해 엄청난 충격에 휩싸여 이 모임을 열고 있다”며 말 문을 뗀 양 대법원장은 “법관이 지녀야 할 가장 근본적인 직업윤리와 기본자세를 저버린 사실이 드러났고, 그 사람이 법관 조직의 중추적 위치에 있는 중견 법관이라는 점에서 우리 모두가 느끼는 당혹감은 실로 참담하다”고 심정을 밝혔다. 이어 “법관 전체의 도덕성마저 의심의 눈길을 받게 됨으로써 명예로운 길을 걸어가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해 온 모든 법관들이 실의에 빠져 있다”며 “가장 크게 실망하고 마음에 상처를 받은 사람은 그 동안 묵묵히 사법부를 향해 변함없는 애정과 지지를 보내면서 법관이 우리 사회의 소금이 되기를 절실히 기대하고 믿어 온 국민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일이 상식을 벗어난 극히 일부 법관의 일탈행위에 불과한 것이라고 치부해서도 아니 되고, 우리가 받은 충격과 상처만을 한탄하고 벗어나려 해서도 안된다”며 “부끄럽고 송구스러운 마음일지언정 이 일이 법관 사회 안에서 일어났다는 것 자체로 먼저 국민들께 머리 숙여 사과하고 깊은 자성과 절도 있는 자세로 법관의 도덕성에 대한 믿음을 줄 수 있도록 있는 힘을 다하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 대법원장은 ‘부정을 범하는 것 보다 굶어 죽는 것이 더 영광이다’라는 가인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의 말을 인용하며 ‘청렴성’을 강조했다. 양 대법원장은 “(청렴성은) 법관의 존재 자체와 직결되는 것”이라며 “자신이든 다른 법관이든 그의 직무와 관련하여 금품을 받는 행위는 법관으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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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어느 한 법관의 일탈행위로 인하여 법원이 신뢰를 잃게 되면 그 영향으로 다른 법관의 명예도 저절로 실추된다”며 “상황이 어떠하더라도 자기만은 신뢰와 존중을 받으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착각”이라며 이번 사태를 모든 판사들이 엄중히 받아들일 것을 촉구했다.

양 대법원장은 또 “법관이 헌법에 의해 철저한 신분보장을 받는 것은 법관이 자기 통제를 충실히 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며 “이제 우리가 그에 대해 해답을 내놓아야 할 때”라며 사태 재발 방지 대책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대법원장이 판사의 비리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발표한 것은 1995년 2월 ‘인천지법 집달관 비리사건’과 2006년 8월에는 법조 브로커 김홍수씨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조관행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 구속 사태 이후 세 번째다.

김흥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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