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행복한 일터, 출근하고 싶은 직장

김승호 소청심사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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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징계에 대한 재심사 절차인 소청심사를 하다 보면 직장 상하 간 또는 동료 간 반목으로 인해 각종 음해·투서를 하고 심하면 서로 몸싸움까지 해 징계를 받은 경우가 간혹 있다. 이런 사건을 보다 보면 당사자들이 직장에 출근하면서 보기 싫은 상사 또는 동료의 얼굴을 봐야 하는데 얼마나 심적으로 괴로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잠자는 시간을 고려하면 더 많은 시간 직장에서 지내므로 퇴근시 “집에 좀 다녀오겠습니다” “눈 좀 붙이고 오겠습니다”라고 퇴근인사를 해도 어색하지 않을 직장이 우리 모두에게 행복한 일터가 되기를 꿈꾸지만 우리 현실은 그리 녹록지만은 않다.


현실적으로 직장생활에서의 행복은 본인의 만족은 물론 조직의 생산성을 제고하는 데 필수요소이므로 정부기관도 기업도 행복한 일터, 출근하고 싶은 직장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행복한 일터, 출근하고 싶은 직장을 만들려면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룰 수 있는 각종 제도를 시행하는 한편, 구성원 각자가 타인을 배려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루려는 각종 제도는 다양하게 시행되고 있다. 장기휴가 등 각종 휴가제도, 유연·탄력 근무제, 육아휴직제, 대기성 초과근무를 억제하기 위해 2014년부터 정부가 실시하는 초과근무총량관리제 등을 열거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제도만으로는 행복한 일터, 출근하고 싶은 직장을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다. 상급자에 의한 퇴근 후의 갑작스러운 술자리와 퇴근 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업무연장, 반말을 넘어선 상스러운 말 등에 따라 회자되는 ‘꼰대·갑질’ 행태는 물론 동료 간의 극심한 경쟁에서 비롯되는 갈등은 조직의 생산성을 갉아먹고 행복한 일터를 만드는 데 저해요소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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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일하고 싶지 않은 상사 또는 동료 때문에 ‘그 인간 보고 싶지 않아 출근하기 싫은 직장’이 될 경우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루려는 각종 제도가 잘 시행된다 해도 행복한 일터를 완성하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조직이 행복하고 생산성이 높아지려면 구성원 모두 타인을 배려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하는 한편, 리더들은 행복한 일터를 만드는 데 관심을 갖고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

정부가 리더의 자질을 검증하는 역량평가를 2015년부터 국장급 승진에서 과장급 승진까지 확대한 것과 함께, 신규 과장에 대한 역량제고 훈련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행복한 일터를 만드는 데 있어 중간리더 역할의 중요성을 재삼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아무쪼록 정부기관과 기업에서 행복한 일터, 출근하고 싶은 직장문화를 조성해 사회 전반의 생산성과 경쟁력이 더 좋아졌으면 한다.

김승호 소청심사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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