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6일(현지시간) 체액을 통한 전염 가능성을 우려하며 이 같은 새 지침을 발표했다. WHO는 유행지를 다녀온 남녀가 증세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최소 6개월 동안 질병 예방을 위한 안전한 성관계를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번 권고는 증세를 보인 지 6개월이 지난 이탈리아 남성의 정액에서 지카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보고에 따른 조치다.
지금까지 WHO는 유행 지역을 다녀온 뒤 8주 동안만 콘돔을 착용하거나 성관계를 자제하라고 권고해왔다. 이 전염병의 주요 매개체는 이집트 숲 모기로 파악되고 있으나 WHO는 체액을 통해 옮았다는 사례를 최근 11개국에서 확인했다.
지카 바이러스 감염은 증세가 거의 없거나 미열이 나는 정도에 그치지만 신생아의 선천적 기형인 소두증을 유발해 임신부들이 특별히 경계하고 있다. 드물게 근육이 마비되는 신경 증세가 발병한다는 보고도 있다.
작년에 브라질에서 창궐한 지카 바이러스는 현재 미국을 거쳐 싱가포르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으며 태국,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국가들이 경계에 나섰다. 영국, 캐나다 등지 전문가로 구성된 국제 연구진은 지난 1일 의학학술지 랜싯을 통해 지카 바이러스가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나이지리아로 확산해 26억명에 달하는 인구가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