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를 상대로 압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전체 지지율은 팽팽하지만 미국 대선의 핵심인 선거인단 확보 경쟁에서 클린턴이 큰 차이로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의 지지율이 높아지는 추세여서 막판 역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전역 50개 주를 대상으로 대선 판세 조사를 실시한 결과 클린턴의 승리가 확실시된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WP의 조사에 따르면 50개 주 가운데 클린턴과 트럼프는 각각 20개 주에서 4%포인트 이상 우세를 보여 외견상으로는 팽팽한 양상이다. 하지만 미 대선에서 실질적으로 표를 행사하는 선거인단 경쟁에서는 클린턴이 244명을 확보해 트럼프(126명)를 압도했다. 클린턴이 캘리포니아(55명), 펜실베이니아(20명) 등 선거인단 숫자가 많은 대형주에서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합주에서 클린턴이 우세한 것도 그의 승리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WP에 따르면 클린턴은 선거인단 29명이 포함돼 있어 가장 주요한 경합주로 꼽히는 플로리다에서 46%대44%로 트럼프에게 앞서 있다. 산술적으로 대통령 당선을 위한 매직넘버인 270명을 채우기 위해 클린턴은 플로리다에서만 현재의 승기를 이어가면 대통령이 될 수 있다. 플로리다 외에 클린턴은 애리조나에서 46%대45%, 미시간에서 46%대44% 등 트럼프에게 박빙 우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역대 미 대통령선거의 승자를 모두 정확히 맞혀 ‘대선 족집게’로 불리는 무디스애널리틱스도 클린턴의 낙승을 전망했다. 세계 3대 신용평가 업체 중 한 곳인 무디스가 운영하는 무디스애널리틱스는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자체 선거예측 모델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대선 때 클린턴이 전체 선거인단 538명 가운데 332명을 확보해 206명에 그친 트럼프를 꺾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기관은 역대 최저 수준의 유가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이 클린턴 승리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지난 1980년 시작한 무디스애널리틱스의 선거예측 모델이 역대 대선의 승자를 모두 정확히 맞혔다며 이번 발표가 클린턴 캠프에 호재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전망과 달리 현재 판세는 초접전 양상이다. 한때 클린턴이 두자릿수까지 지지율 격차를 벌렸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가 클린턴을 맹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CNN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41%를 기록해 클린턴(44%)을 3%포인트 차이로 거의 따라잡았다. 주요한 점은 두 후보의 격차가 직전 조사(7월 말)의 9%포인트 대비 절반 이하로 좁혀졌다는 것이다. 특히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무당파 유권자 49%의 지지를 받아 29%에 그친 클린턴에게 무려 20%포인트나 앞섰다. 이에 따라 등록유권자 여론조사에서 잡히지 않는 중도성향의 트럼프 지지자들이 얼마나 투표장으로 향하느냐가 대선 승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CNN은 “클린턴의 초반 우세가 사라지고 있다”며 “선거 판세가 초접전 양상으로 접어들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