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가계부채 대책은 이미 효과가 없다는 것이 증명됐다. 오히려 공공택지 공급을 줄이겠다고 발표하면서 희소성만 높여놓았다. 폭염이 기승을 부린 8월 비수기에도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은 17대1에 달하고 청약자 수가 전월보다 5만명이나 늘어난 것이 이를 말해준다. 지난달 가계대출이 전월보다 8조7,000억원 늘어 8월 증가폭으로는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부동산 과열은 재개발·재건축이 활발한 개포동과 대치동 등 강남 일부 지역에 국한된 얘기였다. 하지만 지금은 서울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 강남뿐 아니라 목동·마포 등 서울 전 지역 아파트 값이 상승세다. 초저금리 상황에서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은 시중 부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밀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추석 후 본격적인 성수기에 접어들면 오름세가 더 가팔라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과열현상을 그대로 방치했다가는 더 큰 재앙을 맞을 수 있다. 더구나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부동산 경기를 지탱해온 초저금리가 지속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가계부채 위험을 줄이기 위해 총부채상환비율(DTI) 한도를 60%에서 30~50% 수준까지 낮춰야 한다”고 권고한 것도 그래서다. 더 늦기 전에 부동산 시장의 과열 상태를 식혀가야 한다. 시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