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보급률이 100%를 넘겼지만 여관을 전전하거나 비닐하우스, 판잣집 등 비정상적인 형태의 거처에서 사는 가구가 30만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들 가구 중에는 1인 가구의 비율이 압도적이었다.
1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거처의 종류가 ‘판잣집, 비닐하우스’인 가구는 1만1,409가구에 달했다. 호텔, 여관 등 숙박업소 객실에서 산다는 가구는 3만131가구였고 거처의 종류를 ‘기타’라고 한 가구는 32만2,591가구에 달했다.
기타는 주택 이외의 거처 중 오피스텔, 숙박업소 객실, 기숙사나 특수사회시설, 판잣집 등을 제외한 곳으로 공사장 임시막사와 종교시설, 상가, 찜질방, 노숙 등을 모두 포함한다. 총 36만4,131가구가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사는 것이다. 이는 5년 전 조사때인 11만7,115가구보다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전체 가구 수 대비 주택 수를 따지는 주택 보급률로 보면 모든 가구가 주택 한 채씩을 보유하는 꼴이고 주택 보급률 수치도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지만 다주택자를 고려하면 실제 극빈층을 중심으로는 주거 여건이 개선되지는 않았다는 의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주택 보급률은 2010년 이미 100%를 넘은 101.9%였고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보여 2014년 103.5%까지 올랐다.
특히 비정상형태 거처 가구 가운데에는 1인 가구가 가장 많아 ‘나 홀로’ 가구를 중심으로 주거 형태가 열악한 것으로 파악됐다. 판잣집, 비닐하우스에 사는 가구 중에선 절반에 가까운 4,963가구(43.5%)가 1인 가구였다. 호텔, 여관 등 숙박업소 객실에선 2만963가구로 1인 가구가 69.6%에 달했고 기타에선 57.0%(18만3,893가구)가 독거 가구였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경기 등 수도권에 주거 형태가 비정상적인 가구가 집중돼 있었다. 판잣집, 비닐하우스에 사는 가구를 보면 경기가 5,246가구로 1위였고, 그 다음이 서울(2,279 가구), 경남(729가구), 부산(540가구) 순이었다.
호텔, 여관 등 숙박업소 객실도 경기가 5,849가구로 가장 많았고 부산(3,052가구), 경남(2,443가구), 서울(2,377가구)이 뒤를 이었다. 기타에선 경기가 7만7,309가구, 서울이 6만9,870가구, 경북 2만2,511가구, 경남 2만476가구로 집계됐다.
/정승희인턴기자 jsh0408@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