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라는 단어는 매우 특별하다. ‘처음’, ‘시작’, ‘새로운’과 같은 뜻으로 통용되기 때문이다. 올해로 브랜드 설립 81주년을 맞은 재규어도 ‘최초’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그리고 이 한 단어를 위해 지금껏 시도해보지 않았던 SUV 시장에 뛰어들었다. 비록 새롭게 도전하는 분야지만 자신감은 대단하다. 브랜드 슬로건에 부합하는 뛰어난 퍼포먼스, 매혹적인 디자인, 그리고 혁신적인 테크놀로지로 중무장했기 때문이다. 그 첫 번째 작품이 F-PACE다.
재규어가 SUV 시장 진출을 생각했을 때는 대단한 각오가 필요했을 것이다. 그리고 후발 주자로서 절대 양보할 수 없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준비도 철저히 했을 것이다. 때문에 어떻게 보면 F-PACE는 브랜드의 정점에 도달한 모델일 수도 있다. F-PACE 개발에 이는 분명 필수조건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F-PACE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한 단계 더 높이려 했을 것이다. 재규어의 모든 기술을 쏟은 것이 이를 방증한다. 따라서 F-PACE는 재규어 색깔을 그대로 물려받은 SUV다.
재규어임를 증명하는 독보적인 디자인
먼저 외관은 매혹적이고 역동적이다. 그렇지만 부드럽고 안정돼 보인다. 멀리서 대충 봐도 재규어임을 바로 알 수 있다. 그런데 좀 날렵한, 다시 말해 재규어의 스포츠카인 F-TYPE을 연상시킨다. 디자인의 상당 부분을 F-TYPE에서 영감을 얻은 덕분이다. 덩치는 크지만 자세히 보지 않으면 SUV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 이유다. 매끄러운 보디라인과 완벽한 차체 비율도 한몫했다. 작지만 날렵한 헤드램프와 유니크한 디자인의 리어 LED 램프, 사이트 벤트, 전후방 펜더와 프런트 그릴도 어디 하나 군더더기 없다. 실내는 요트에서 영감을 얻은 랩 어라운드 디자인이 적용돼 고급스럽다. 스포츠 커맨더 드라이빙 포지션은 넓은 시야를 제공하면서 스포츠카의 느낌을 확실히 심어준다. SUV인 만큼 좌석 배치에도 신경 썼다. 뒷좌석은 40:20:40 폴딩이 가능하다. 여기에 경량 알루미늄 구조의 유연성을 활용, 기본 508리터, 최대 1,598리터의 동급 최고 수준의 적재공간과 성인 5명이 넉넉하게 탑승할 수 있는 실내 공간도 확보했다.
온오프로드를 아우르는 주행성능
F-PACE는 재규어가 선도하고 있는 최신 알루미늄 기술을 적용이 적용된 모델이다. 때문에 경량화와 강성 모두를 확보한 알루미늄 인텐시브 보디 구조가 뛰어난 핸들링과 정제된 승차감을 만들어낸다. 또한 F-TYPE에서 이어받은 더블 위시본 전륜 서스펜션과 정교한 인테그럴 링크 후륜 서스펜션이 차체의 비틀림 강성을 높여줘 날렵한 주행을 돕는다. 여기에 기본 탑재된 토크 벡터링 시스템과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EPAS)은 노면에 따라 민첩하게 반응한다.
오프로드에서의 주행은 더욱 흥미롭다. 지능형 AWD 시스템과 전지형 프로그레스 컨트롤(ASPC) 등으로 어떠한 기후와 노면 조건이든 믿음직스러운 주행성능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인텔리전트 드라이브라인 다이내믹스(IDD)가 핵심인 AWD 시스템은 일반 도로에서는 뒷바퀴로 동력을 보내 후륜 구동 특유의 민첩한 주행성능을 만들어내고, 또 필요한 경우에는 전륜으로 동력을 보내 차량 출력과 트랙션, 그리고 연료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ASPC의 경우 저속 크루즈 컨트롤이 가능해 빗길, 눈길, 빙판과 같은 미끄러운 노면을 만났을 때 페달을 밟지 않아도 안정적인 주행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스스로 알아서 제어하는 똑똑함을 지닌 것이다.
여섯 가지 다양한 라인업 구성
F-PACE는 ‘퍼스트 에디션’과 ‘S’, ‘R-Sport’, ‘포트폴리오’, ‘프레스티지’, 그리고 ‘35t R-Sport’까지 총 여섯 가지 모델을 갖췄다. 그리고 모델에 따라 2.0리터 인제니움 및 3.0리터 터보 디젤 엔진, 3.0리터 V6 수퍼차저 가솔린 엔진이 사용됐다. 이는 첨단 8단 자동변속기와 새로운 엔진 매니지먼트 시스템 등과의 궁합으로 주행 품질을 최상으로 만들어준다. 특히 인제니움 디젤 엔진은 재규어 랜드로버 최초로 자체 개발한 고성능, 고효율 엔진으로 2.0리터 i4 터보 디젤의 경우 180마력의 최고 출력과 43.9kg.m의 강력한 토크를 발휘한다. 또한 트윈 터보 차처가 장착된 3.0리터 V6 터보 디젤은 최고 출력 300마력, 최대 토크 71.4kg.m, 3.0리터 V6 수퍼차저 가솔린 엔진은 340마력, 45.9kg.m의 토크를 낸다.
편의 및 안전사양도 돋보인다.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인컨트롤 터치프로는 10.2인치 터치스크린과 함께 빠른 반응 속도와 향상된 멀티태스킹 기능을 제공하고, 수입차 업계최초로 인컨트롤 앱 기능을 활용한 T맵 서비스가 적용됐다. 또한 전후방 주차 보조장치, 3점식 차선 변경 인디케이터와 S 및 퍼스트 에디션 모델에는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서라운드 카메라도 탑재됐다. 특히 세계 최초로 밴드 형태의 ‘액티비티 키’를 적용, 손목에 착용 후 차량에 다가가는 것만으로도 문을 잠궜다 열 수 있도록 했다. 액티비티 키는 전 모델 옵션으로 제공된다.
일단 시작은 좋다. 모든 것이 완벽할 수는 없지만 F-PACE는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고 얼굴을 드러냈다. 재규어 역사상 최초의 SUV인 만큼 부족함 없이 공도 많이 들였다. 브랜드 가치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리려는 재규어의 노력은 긍정적이다. 이제 그 가치를 판단할 고객의 선택만 남았다.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