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서 역대 가장 강력한 지진이 발생했다.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이 서울 등 전국에서도 심한 흔들림을 느낄 정도로 규모가 강력해 집안의 건물이 떨어지고 주민들이 급히 대피하는 등 큰 소동이 벌어졌다.
12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7시44분32초에 경북 경주시 남서쪽 9㎞ 지점에서 규모 5.1 지진이 발생했다. 1차 지진(전진)이 발생한 지 8분 뒤인 8시32분54초에는 첫 번째 진앙지에서 1.4㎞ 떨어진 경주 내남면 부지리 하곡저수지 인근에서 규모 5.8의 2차 지진(본진)이 발생했다. 본진의 규모는 지난 1978년 지진을 관측한 이래 가장 강력한 수준이었다.
이날 지진은 규모가 크고 내륙에서 발생한 탓에 진앙지 부근뿐 아니라 서울과 전남, 충청 등 전국에서 강한 흔들림이 감지돼 국민들이 큰 불안에 떨었다. 경주에 사는 장기수(65)씨는 “지금까지 겪어본 지진 가운데 흔들림이 가장 강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서울에 사는 강조우(43)씨도 “경주에서 지진이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얼마 뒤 서울에서조차 큰 흔들림이 감지돼 무척 무서웠다”고 말했다.
지진 발생 뒤 20분 만에 지진 관련 119신고가 1만3,000건을 넘어섰고 국민안전처 홈페이지가 접속 폭주에 마비되기도 했다. 이날 역대 가장 강한 지진이 발생했지만 다행히 2명이 부상을 입은 것을 제외하고는 큰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고 진앙지에서 가까운 월성과 한울원전 등 원자력발전소 등도 별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 정상가동됐다.
하지만 지진 직후 운행 중이던 일부 열차가 긴급 정지하거나 이동통신망과 카카오톡 등 일부 이동통신망이 장애를 일으키면서 국민들이 불안에 떨어야 했다.
7월5일 울산 앞바다에서 5.0의 지진이 발생한 데 이어 두 달 만에 또다시 한반도에서 강진이 발생하면서 우리나라도 절대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이 확인됐다. 특히 원전과 화학공단 등이 집중된 경북 지역의 경우 올해 지진이 7차례 발생했고 최근 10년간 62차례나 일어나 우리나라에서 지진이 가장 빈번한 곳으로 꼽히는 만큼 각별한 지진방재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경주 지진의 경우 13일 0시 기준 여진이 91회 발생할 정도로 규모가 강력했다”며 “앞으로 여진이 있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김민정·한영일기자 jeo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