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토요 비즈] 엔진서 페달까지… ECU 업그레이드로 잡음 '싹' 성능 '업'

자동차 두뇌 ECU의 진화



부산에 거주하는 대학원생 배모(31세)씨는 최근 현대자동차 서비스센터에서 '아반떼MD'의 ECU(Electronic Control Unit)를 업그레이드 받았다. 평소 운행 중 차량 엔진에서 발생하는 잡음(노킹)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였다. 배씨는 "ECU를 업그레이드 받았더니 신기하게도 엔진 잡음이 줄었다"며 "가속페달 역시 예민해져서 살짝만 밟아도 차가 잘 나가고 매우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자동차도 스마트폰처럼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해 성능을 개선하는 시대가 왔다.

완성차 업체들은 ECU를 업그레이드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동차가 점점 전자장비화 되면서 업그레이드가 일상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자동차 두뇌 업그레이드로 성능 개선=최근 폭스바겐은 미국 등 주요국에서 디젤 차량의 배기가스 배출량을 조작해 논란이 됐다. 주행 상황에 따라 다른 배기가스를 배출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ECU에 있다.

자동차의 두뇌라고 할 수 있는 ECU는 엔진이나 변속기, 출력 및 토크, 브레이크 상태 등 자동차의 모든 부분을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자동차 기술이 발전하면서 ECU로 통제할 수 있는 사항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 완성차 업체들은 ECU를 업그레이드해 자동차 성능을 개선하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아반떼MD의 점화플러그 작동 시점 문제로 엔진 출력이 떨어지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 ECU 업그레이드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등 전 차종에 대해 필요시 수시로 ECU 업그레이드를 진행한다.

기아차는 2015년형 쏘렌토 모델에 대해 오토홀드(정차 시 자동으로 브레이크가 작동되는 기능)와 ISG(정차 시 시동이 꺼지고 출발하면 켜지는 기능)가 동시에 작동되지 않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ECU 업그레이드를 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객들이 불만족스러워하는 부분 중 ECU 업그레이드로 개선할 수 있는 내용은 적극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5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의 변속 충격 문제에 대해 ECU 업그레이드로 엔진 회전수 적정값을 재설정해 문제 증상을 개선했다.

ECU 업그레이드 정보는 완성차 업체가 고객에게 직접 문자로 알리거나 정기 점검을 통해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자동차 커뮤니티를 통해 문제가 되는 내용을 공유하고 이를 자동차 업체들이 ECU 업그레이드를 통해 개선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CU 임의조작은 오히려 차에 독=일부 자동차 애호가들은 같은 차로 더욱 높은 성능을 내기 위해 ECU 튜닝이라고 불리는 맵핑을 하기도 한다. 별도로 튜닝된 ECU를 판매하기도 한다. 자동차 동호회 등에는 ECU 튜닝을 통해 성능이 훨씬 좋아졌다는 후기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ECU 튜닝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완성차 업체들은 1만시간 이상 주행 테스트 등을 통해 최적의 ECU 상태를 설정해 차량을 출고한다. 하지만 임의로 ECU를 조작해 특정 성능을 극대화 시킬 경우 오히려 차량 성능이 떨어지고 수명이 단축되기도 한다. 임의로 ECU를 조작할 경우 공식 AS센터에서 서비스를 받지 못한 경우도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자동차가 점점 전자장비화되면서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의 개선을 통해 만족스러운 품질을 주고 있다"고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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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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