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오바마 '亞 중시 전략' 결국 미완으로 끝나나

아웅산 수지 집권 후 첫 美 방문

미얀마 경제 제재 추가 해제 논의

성과 못내면 영향력 확대 차질

G20 회의선 동맹국 균열만 재확인

중-러 남중국해 대규모 군사훈련

北 5차 핵실험까지...악재 첩첩산중



임기 4개월을 남긴 가운데 자신의 대표적 레거시(legacy·유산)로 삼으려던 ‘아시아 중시(Pivot to Asia)’ 전략에 차질을 빚고 있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얀마의 실질적 통치권자인 아웅산 수지 국가자문역 겸 외무장관과의 만남으로 또다시 시험대에 오른다. 마지막 아시아 순방이었던 중국 항저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와 라오스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에서 한층 거세진 중국의 도전과 동맹국과의 관계균열만 재확인한 가운데 자칫 수지 자문역과의 회동에서도 성과를 이끌어내지 못할 경우 그의 정치적 유산들 중 상당수가 미완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부터 시작되는 수지 자문역의 미국 방문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중시 전략이 중대기로에 서게 됐다고 12일 보도했다.

지난주 마지막 아시아 순방에서 필리핀의 ‘도널드 트럼프’로 불리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욕설 파문에 따른 정상회담 취소와 미군 철수 주장으로 당초 의도한 중국 견제 강화 대신 ‘레임덕’만 경험했기 때문이다.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수지 자문역이 미국을 방문하는 것은 야당 의원 시절이었던 지난 2012년 이후 4년 만이며 4월 집권 이후 처음이다. 수지 자문역은 방미기간에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해 조 바이든 부통령, 의회 고위인사들과 잇따라 회담을 열고 뉴욕에서 열리는 제71차 유엔총회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특히 수지 자문역은 집권 이후 관심을 모았던 첫 방문지로 미국 대신 중국을 선택해 미얀마를 중국 견제의 축으로 삼으려던 오바마 정부로서는 이미 한차례 자존심을 구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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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 자문역은 오바마 대통령과 만나 미국의 대(對)미얀마 경제제재 추가 해제를 논의한다. 오바마 행정부는 수지의 실질적 집권과 함께 미얀마 국영기업과 은행 9곳에 대해 미국 기업 등과의 거래금지를 해제한 바 있지만 미얀마 군부와 관련된 현지 기업 및 산업에 대한 제재는 거두지 않고 있다. 백악관은 수지 자문역의 방미를 앞두고 미얀마에 대한 제재를 추가 완화하거나 전면 철폐하는 방안을 의회에 설명했지만 반응은 시원치 않았다. 임기 말 아시아 중시 전략의 한 축에 방점을 찍으며 미얀마를 끌어안겠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구상에도 차질이 생긴 셈이다. 이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이 제재 완화를 원하는 수지 자문역에게 어떤 선물 보따리를 안겨주며 미얀마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할지가 관건이다.

중국과 러시아의 연례 해군 연합훈련인 ‘합동해상-2016’이 12일 남중국해에서는 처음으로 시작됐다. 중국 군사전문가들은 이번 훈련을 “(미국의 남중국해 군사 압력에 대한) 효과적인 공동 대응”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해군 병사들이 이날 중국 광둥성 잔장 부두에 도착한 러시아 태평양함대 소속 군함을 정박시키기 위해 밧줄을 잡아당기고 있다. /잔장=신화연합뉴스중국과 러시아의 연례 해군 연합훈련인 ‘합동해상-2016’이 12일 남중국해에서는 처음으로 시작됐다. 중국 군사전문가들은 이번 훈련을 “(미국의 남중국해 군사 압력에 대한) 효과적인 공동 대응”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해군 병사들이 이날 중국 광둥성 잔장 부두에 도착한 러시아 태평양함대 소속 군함을 정박시키기 위해 밧줄을 잡아당기고 있다. /잔장=신화연합뉴스


여기에 중국과 러시아가 보란 듯이 남중국해에서 대규모 합동 군사훈련에 나서며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데다 북한의 5차 핵실험이라는 예상치 못한 악재까지 터지면서 그의 정치적 유산에 잇따라 상처가 나고 있는 상황이다. 미 해군도 이에 맞서 23일까지 괌 등 서태평양에서 핵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함을 주축으로 군사훈련을 실시해 맞불을 놓고 있지만 임기 말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중시 정책은 빛을 잃어가는 모습이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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