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70년 만에 기소된 '나치 학살 방조범'

2차대전 때 아우슈비츠수용소서

위생병 '한달' 복무 95세 차프케

3,681명 살해 방조혐의로 법정에

獨 생존 전범자 단죄 노력 이어져

2차대전 당시 아우슈비츠 강제 집단수용소에서 위생병으로 복무한 후베르트 차프케가 대량 살해 방조 혐의로 법정에 출두해 있다./AP=연합뉴스2차대전 당시 아우슈비츠 강제 집단수용소에서 위생병으로 복무한 후베르트 차프케가 대량 살해 방조 혐의로 법정에 출두해 있다./AP=연합뉴스




2차대전 당시 아우슈비츠 강제 집단수용소에서 한 달여간 위생병으로 복무한 95세 노인이 독일 법정에 섰다.


70여년 전의 행위에 대해 재판을 받게 된 노인은 후베르트 차프케. 그는 1944년 아우슈비츠 수용소 위생 부문에서 1개월가량 복무하며 3,681명의 살해를 방조한 혐의로 기소됐다.

AP통신과 BBC방송에 따르면 차프케에 대한 재판은 그의 건강 악화 문제로 지난 2월부터 3차례 연기됐다가 12일(현지시간) 노이브란덴부르크 법원에서 시작됐다. ‘안네의 일기’로 잘 알려진 유대인 소녀 안네 프랑크 역시 차프케가 복무하던 시기 아우슈비츠에 끌려왔다.

다만 프랑크는 나중에 베르겐벨젠 수용소로 옮겨졌다가 사망해 차프케에게 적용된 혐의 중 프랑크의 죽음은 포함되지 않았다.


독일 검찰은 다른 나치 친위대원들과 마찬가지로 차프케 역시 이 수용소가 대량 학살을 자행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그가 복무한 위생 부문이 가스실 학살 및 수감자 혈액 샘플 확인과 관련됐다는 점을 들어 유죄를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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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프케는 자신이 부상한 군인 및 나치 친위대원들만 치료했다면서 혐의를 부인해왔다. 앞서 차프케를 담당한 의사가 피고인이 고혈압과 스트레스, 자살 충동에 시달리고 있다는 소견서를 제출하면서 재판부는 3차례 재판을 연기했다가 이날도 차프케가 법정에 설 수 있는 상태인지 확인을 거쳐 심리를 진행했다.

이날 법정에 휠체어를 타고 출두한 차프케는 자신의 혐의와 관련해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생존한 나치 친위대원들을 단죄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는 있지만 세월이 흘러 피고인들이 90대 노인이 된 터라 그 과정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BBC는 지적했다.

독일 법원은 올해 6월에도 학살을 방조한 혐의로 94세의 노인이 된 아우슈비츠 경비병 라인홀트 하닝에게 징역 5년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9일에는 슐레스비히홀슈타인 법원이 아우슈비츠 사령부에서 무선통신사로 일한 헬마 M이라는 92세 노파에 대해 법정에 서기에 적절하지 않은 상태라는 결정을 하기도 했다.

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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