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재난 대비 스스로 해야 하나...” 뿔난 시민

한반도 규모 5.8 최강 지진

대응 시스템 제대로 작동 안되자

지진 대피법 등 SNS로 적극공유

일본 도쿄도가 펴낸 방재 매뉴얼 도쿄방재에는 재난 상황별 대처요령이 담겨 있다. /사진제공=도쿄도홈페이지일본 도쿄도가 펴낸 방재 매뉴얼 도쿄방재에는 재난 상황별 대처요령이 담겨 있다. /사진제공=도쿄도홈페이지




관측 이래 최대 규모의 지진에도 재난 대응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자 시민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해 현장 상황을 전달하고 지진시 대처법을 공유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2일 오후 경주에서 발생한 초대형 지진으로 일부 지역에서는 통신시설이 마비되며 불안감에 뜬눈으로 밤을 새운 시민들이 적지 않았다. 실시간 메신저로 사용하는 카카오톡 이용이 어려워지면서 페이스북·트위터 등 SNS에는 ‘전화가 안 된다’ ‘가족들과 통화 연결이 자꾸 끊긴다’는 글이 계속 올라왔다. 이에 시민들은 지진시 대피법을 적극적으로 공유하며 자발적인 대응에 나섰다. ‘지진이 발생하면 출입문을 열고 가스를 잠근 뒤 머리 보호 물품을 쓴 채 공터나 운동장 등 고층 건물이 없는 지역으로 대피해야 한다’ ‘밖으로 나갈 때는 체온 유지에 필요한 옷과 식수를 확보해야 한다’는 글이 빠르게 공유되거나 리트윗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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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도에서 만든 방재 책자의 한글 내용을 공유하며 자구책을 찾기도 했다. 이 책자는 대지진이나 해일·낙뢰 등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 안전을 위해 지켜야 할 사항을 담은 것으로 도쿄도에 거주하는 한국인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트위터 사용자 한모씨는 국내 지상파 채널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경주 지진 속보를 내보내는 일본 NHK 방송 등을 언급하며 “기상청에서 탐지하는 지진 조기 경보와 속보, 통보 등이 왜 제대로 국민에게 전달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기상청이 지진 속보를 발표한 시점은 홈페이지 공식발표 기준으로 12일 오후7시45분으로 발생 후 1분이 지난 시점이다. 반면 재난에 대비할 책임을 지고 있는 국가안전처는 지진 발생 후 9분이 지나서야 진앙 반경 150㎞ 이내에 있는 국민들에게만 지진 발생 소식을 알렸다. 국민안전처 홈페이지는 접속 폭주로 한동안 서버가 다운되는 사태도 일어났다.

부산 등 일부 지역에서는 안내방송의 대피 지시를 따랐다가 대피시설의 문이 잠겨 발만 구르는 등 미흡한 재난 대응으로 시민들의 불만이 들끓었다. 대피시설로 지정된 상당수 학교는 현장 안내요원 없이 불이 꺼져 있었고 시설 보안 등을 이유로 교문을 잠가 아예 들어가지도 못해 부산시와 경찰서·부산시교육청 등에 항의전화가 빗발쳤다. /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

박우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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