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GS칼텍스·S-OIL·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들은 올 상반기 환율효과와 윤활기유 사업 호조 등에 힘입어 사상 최대 수준의 영업익을 냈지만 정제마진 하락세가 멈추지 않아 하반기 실적이 급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돼왔다. 정제마진은 도입단가와 석유제품 간 가격차이로 정유업계 실적의 ‘바로미터’로 통한다.
일단 정제마진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9월 첫째주 싱가포르복합정제마진은 배럴 당 7달러 수준으로 8월 평균(3.8달러)보다 2배 가까이 상승했다. 정유업계 입장에서는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된 셈이다.
정제마진이 회복세를 보이는 배경에는 공급 축소가 있다. 올해 3·4분기 정기보수에 따른 전세계 원유정제설비(CDU)의 생산차질 물량은 일일 168만 배럴 수준으로 올 상반기와 비교해 절반 수준에 그쳤다. 그만큼 더 많은 공장이 ‘풀가동’하고 있었던 셈이다. 일명 ‘찻주전자’로 불리는 중국 해안 지방에 소규모 정유공장들이 수출 물량을 내놓은 것도 공급 과잉의 원인이 됐다.
하지만 10월부터는 사정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9~10월의 정기보수 물량은 일일 500만 배럴을 넘길 것으로 정유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 3·4분기 이후에는 정제마진이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