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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속 '직진남' 여심 흔든다

'구르미' 박보검·'질투의' 고경표 등

미적지근한 '썸남' 캐릭터 탈피

"사귀자" 거침없이 속마음 표현

답답한 연애 현실에 대리만족

SBS 월화 드라마 ‘닥터스’SBS 월화 드라마 ‘닥터스’




KBS 월화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KBS 월화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은근히 연애 분위기를 자아내지만 그렇다고 해서 드러내놓고 ‘사귀자’라고는고백하지는 않는 현실의 ‘썸남’들에게 질린 것일까. ‘오늘부터 1일하자’라고 들이대는 이른바 ‘직진남’들이 여성 시청자들을 사로 잡고 있다. KBS 월화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구르미)’의 박보검, SBS 수목 드라마 ‘질투의 화신’의 고경표, JTBC ‘판타스틱’의 주상욱·지수, tvN ‘혼술남녀’의 공명 그리고 종영한 SBS 월화 드라마 ‘닥터스’의 김래원 등이 바로 그 주인공들.

취업·연애·결혼 세 가지를 포기한 세대라는 의미의 ‘3포 세대’를 넘어서 포기할 게 수도 없이 많은 N개라는 의미의 N포 세대까지 등장한 세태를 반영하듯 2030 세대에서 연애는 미적지근한 ‘썸’이 주를 이룬다. 연애는 하고 싶지만 경제 사정 등으로 진짜 연애를 하기에는 자신이 없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의 판타지를 실현해주고 대리만족 시켜주는 더 없이 좋은 도구인 드라마와 영화가 바로 이런 2030 세대의 답답한 연애 현실을 대리 만족시켜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기리에 종영한 ‘닥터스’의 김래원(홍지홍 분)은 10여년이 지난 후 만난 제자 박신혜(유혜정 분)에게 “결혼했니?”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묻고 박신혜에게서 “아니요”라는 말이 돌아오자 다시 “그럼 됐다”라고 말했다. 이 장면부터 김래원은 기존의 어두운 이미지를 벗고 ‘상남자’ 로맨티시스트로 여성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키스 장인’이라는 다소 부담스러운 애칭까지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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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인기리에 방영 중인 ‘구르미’의 박보검도 내관 홍삼놈(김유정 분)에 대한 감정이 복잡했지만, 돌려 말하지 않고 이내 “널 연모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판타스틱’에서도 두 명의 ‘직진남’이 등장한다. 연기력 없는 한류 스타 류해성 역을 연기하는 주상욱과 백설(박시연 분)을 짝사랑하는 연하남 김상욱 역의 지수가 바로 그들. 주상욱은 상대역인 김현주(이소혜 역)에게, 지수는 박시연에게 자신들이 그들에게 관심이 있음을 때로는 모자라 보이게 직설적으로 표현해 웃음을 자아낸다. 진심을 세련되게 포장하지 못해 벌어지는 해프닝들은 우리가 얼마나 진심을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고, 방어적이었는지를 깨닫게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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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의 화신’의 고경표(고정원 역)는 공효진(표나리 역)에게 “표나리씨가 나를 아나? 지금도 나는 거지다. 애정을 구걸하고 있다”며 거침없이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다. ‘혼술남녀’의 공명도 학원 강사 박하나(박하선 분)에게 “우리 오늘부터 1일 합시다”라는 연하남다운 철부지 같은 ‘직진 고백’을 해 화제가 됐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직진할 자신이 없는 ‘초식남’과 ‘썸남’과 그런 ‘썸남‘들을 탓할 수도 없어 답답해 하기만 하는 여성들이 많은 드라마 밖 씁쓸한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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