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태국 공중보건부는 올해 들어 최근까지 자국에서 발생한 지카 바이러스 감염자가 279명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33명이 임신부이며, 22명은 수도인 방콕 지역에서 나왔다.
그동안 태국 정부는 정확한 감염자 수와 감염지역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관광산업 위축을 우려해 의도적으로 감염자 관련 정보를 숨긴다는 지적도 나왔다.
피야사꼰 사꼰사타야돈 보건부 장관은 이에 대해 “보건부가 의도적으로 정보를 숨긴 것은 아니다. 다만, 국민이 뎅기열과 지카 바이러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데 필수적이라고 판단되는 정보만 공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피야사꼰 장관은 지카 확산을 막기 위해 강력한 대책 마련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국 보건당국은 거주지 안팎의 모기 서식지를 방치할 경우 최고 5,000바트(약 16만원)의 벌금을 물리고 정식으로 기소할 수 있는 1992년 보건법 72조를 부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또 혈액을 통한 지카 확산을 막기 위해 헌혈 희망자 관리도 강화하기로 했다. 지카 발생지역 여행자의 경우 28일 이후에 헌혈할 수 있고, 헌혈후 14일 이내에 감염 의심증상이 나타나면 당국에 반드시 통보하도록 했다.
한편 최근 무섭게 지카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는 동남아 지역의 보건장관들은 오는 19일 만나 질병 확산 방지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싱가포르에서는 16일에도 14명의 신규 감염자가 확인되면서 누적 감염자 수가 369명으로 늘었다. 또 지금까지 6명의 확진자가 나온 말레이시아에서도 최근 40여 명의 의심 환자가 나왔으며, 베트남, 필리핀 등지에서도 감염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