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돈이 안 돈다… 은행 예금회전율 11년만에 최저

돈이 돌지 않는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부채에 허덕이는 가계의 소비 여력이 떨어지는 가운데 기업마저 경기 불확실성에 몸을 움츠리면서 사상 최저 수준의 저금리에도 자금이 돌면서 신용을 창출해내는 효과가 갈수록 사라지고 있다.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예금은행의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20.3회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6월 22.3회보다 2회나 떨어진 수준으로, 2005년 2월 18.1회를 기록한 이후 11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예금회전율이란 월간 예금지급액을 예금의 평균잔액으로 나눈 것이다. 회전율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은행에 맡긴 예금을 인출해 사용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예금회전율이 하락한 것은 한은이 경기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낮추고 시중에 유동성을 확대 공급해도 주로 은행에 예금할 뿐 이를 꺼내 쓰지 않는 현상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7월 시중통화량(M2·광의통화)은 2천352조2천451억원(평잔·원계열)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6.9% 증가했다. 예금은행의 총예금(말잔)은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해 6월 1천200조9천7억원으로 1천200조원 선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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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통화 유통 속도는 올 1분기 0.71에 그쳐 역대 최저 수준에 머물렀고 본원통화의 통화량 창출 효과인 통화 승수도 지난 4월 16.9로 역대 최저였다.

한은은 작년 말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기준금리 이하로 완화된 금융여건이 자산시장 이외의 실물경제를 개선하는 효과는 뚜렷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민간 소비 증가율이 낮은 수준이고 설비투자 증가세도 제한적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얘기다. 인구구조 변화, 높은 가계부채 비율 등 구조적 제약요인과 신흥시장국 경제의 성장 둔화 등 대외여건의 불확실성 등으로 금리 인하의 실물경제 파급 효과가 과거에 비해 크게 약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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