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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갤러리] 조셉 코수스 '하나이면서 세 개인 팬'

조셉 코수스 ‘하나이면서 세 개인 팬’, 1965년작. /사진제공=서울대미술관조셉 코수스 ‘하나이면서 세 개인 팬’, 1965년작. /사진제공=서울대미술관


여기 3개의 팬이 있다. 가운데는 실제 쓰이는 팬이다. 그 왼쪽은 사진사가 찍은 똑같은 크기의 사진이 걸려 있고, 오른쪽에는 사전에 명시된 팬의 정의가 그대로 발췌돼 있다. 우리는 팬 그 자체뿐 아니라 팬을 찍은 사진과 팬의 정의까지 모두 ‘팬’이라 부른다. 손 하나 대지 않고 붓질 한번 없이 아이디어와 지시만으로 이 작품을 완성한 사람은 미국 개념미술의 주창자인 조셉 코수스다. 그는 1965년에 선보인 이 작품을 통해 실제 사물의 이미지와 언어적 재현, 회화로 그려내는 환영(illusion)에 대해 진지한 질문을 던졌다. 팬의 본질이 겉모습에 있는 것인지, 그 속성에 대한 기술에 있는지 되짚어보게 하는 동시에 걸려 있는 저 팬이 과연 ‘팬’을 대표할 수 있는 존재인지 골똘히 고민하게 한다. 그는 예술이 ‘무엇을 보여주는가’를 넘어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로 집중하게 했고 개념미술의 선구자로 불리게 됐다. 그의 대표작들을 오는 25일까지 서울대미술관에서 열리는 ‘아트스페이스 독일’전에서 만날 수 있다. 코수스는 미국 작가지만 함부르크와 슈투트가르트의 미술대 교수로서 독일과 인연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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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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