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막오른 금호타이어 인수전]해외서 군침 흘리지만...박삼구 회장 인수에 무게

그룹 재건 위한 '마지막 퍼즐'

'우선매수권' 카드 쥔 朴회장

자금조달 능력이 최대 관건

컨소시엄 구성해 참여도 거론

인수전 가열땐 부담 커질 듯





금호타이어 인수전의 막이 올랐다. 금호타이어는 우리은행과 함께 올 하반기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어로 꼽힌다. 중국 당국이 최근 공장 신설을 규제하는 상황에서 이미 중국에 생산기지를 확보한 금호타이어는 매력적인 매물이다. 해외 업체들이 군침을 흘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해외 타이어 업체 및 부품사, 국내외 사모펀드(PEF),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등을 후보군으로 꼽고 있다. 이 밖에도 총 30여곳이 거론되고 있다.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등 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채권단)는 20일 매각 자문사인 크레디트스위스증권(CS)을 통해 매각공고를 냈다. 채권단은 우리은행(14.15%), 산업은행(13.51%) 등을 중심으로 금호타이어 지분 42.01%(6,636만8,844주)를 보유한 상태다. 채권단이 가진 지분 가치는 7,500억원 수준. 여기에 프리미엄이 더해질 경우 매각금액은 1조원 안팎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채권단은 60여곳의 국내외 잠재적 투자자들에 투자설명서를 발송한 후 인수 의지를 갖고 비밀유지확약서를 낸 투자가들을 대상으로 11월 초 예비입찰을 진행한다. 내년 1월에는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하는 본입찰이 예정돼 있다. 진행상황에 따라 일정이 1∼2개월 늦춰질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 우선협상 대상자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관심이 높은 것은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되찾아올 수 있는가’다. 그는 늘 금호타이어 인수와 관련된 기자들의 질문에 “순리대로 될 것”이라는 말을 되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속내는 다르다.

금호타이어는 그룹 재건을 위한 ‘마지막 퍼즐’로 꼽힌다. 금호산업 인수과정에서 막대한 자금을 들였지만 어떻게든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기 위해 방법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이번 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 다만 본입찰 후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우선매수청구권은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제3자가 우선 매수할 수 있는 권리다.


반면 업체 간 경쟁으로 인수가격이 치솟을 경우 박 회장이 회사를 되찾기 부담스러운 상황이 된다. 업계 관계자는 “브리지스톤·미쉐린·요코하마타이어 등 외국 기업들이 잠재적 매수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며 “박 회장 입장에서는 인수전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것이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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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와 함께 그룹 핵심 계열사로 꼽히는 금호산업을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해 되찾았다. 그러나 이번 인수전은 그때와 상황이 180도 다르다.

금호산업 인수 당시 박 회장은 우선매수권을 제3자에 양도할 수도 있었다. 박 회장이 금호기업이라는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한 뒤 이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으로 금호산업을 인수한 것도 이 때문이다.

금호타이어 우선매수청구권은 제3자 지정ㆍ양도가 불가능하다. 결국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를 개인 자격으로 인수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는 이미 금호산업 인수로 5,000억원의 부채를 떠안았다. 일각에서 “개인 자격으로 1조원가량의 금호타이어 인수비용을 마련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고 PEF, 해외 전략적투자자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참여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박 회장이 어떤 방식으로든 인수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동조합은 해외 매각도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금호타이어 노조는 채권단의 회사매각 공고와 관련해 △고용 및 생존권 보장 △먹튀 자본 거부 △매각과정 정보 공개 등을 요청하면서 책임성이 있는 주체라면 해외 매각도 반대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냈다.

노조는 박 회장에 대해서도 고용만 보장하면 ‘저항’하지 않겠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이 자금만 제대로 만들 수 있다면 인수작업이 큰 무리 없이 진행될 것이라는 뜻이다.

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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