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한국서 부활 실마리 찾는다"…청야니의 '춘천 드림'

'109주 연속' 여자 세계랭킹 1위

남녀 통틀어 최연소 메이저 5승

명예의전당 입성 눈앞에 뒀지만

2012년 15승 달성후 부진의 늪

전성기 시절 코치와 2주전 재결합

미래에셋대우 클래식서 재기 노려

"도쿄 올림픽 선수로 나가고 싶어"

전 세계랭킹 1위 청야니가 22일 한국팬들을 위해 ‘손하트’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제공=미래에셋대우전 세계랭킹 1위 청야니가 22일 한국팬들을 위해 ‘손하트’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제공=미래에셋대우




“은퇴는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그 전에 세계랭킹 1위를 되찾아야죠.”


여자프로골퍼 청야니(27·대만)는 지난 2012년 미국 타임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골프 선수로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그는 2013년까지 109주 연속 여자골프 세계 1위를 지켰다. 이 사이 남녀 통틀어 최연소(만 22세) 메이저대회 5승의 대기록을 작성하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명예의 전당 입회에 필요한 27점까지 4점만을 남겼다.

적수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필드를 지배하던 청야니는 그러나 2012년부터 끝 모를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2012년 3월 KIA 클래식에서 LPGA 투어 통산 15승째를 올린 뒤부터다. 갑작스러운 샷 난조에 청야니는 “문제는 멘털”이라고 자책해왔다.

현재 세계 90위에 시즌 상금랭킹은 108위에 머물러 LPGA 투어 출전권마저 잃을 위기지만 22일 강원 춘천의 엘리시안 강촌CC에서 만난 청야니는 여전히 희망을 얘기했다. 그는 23일부터 사흘간 이곳에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미래에셋대우 클래식에 출전한다. 초청선수지만 초청료는 받지 않는다. 청야니 측에서 먼저 주최 측에 출전을 제안했다. 청야니는 국내에서 열리는 LPGA 투어 대회에 2011년부터 매년 참가하고 있지만 KLPGA 투어 주관의 국내 대회 출전은 2007년 한국여자오픈 이후 처음이다.


청야니는 “절친한 최나연(29·SK텔레콤)의 나라에서 골프를 알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팬들의 응원 등 한국 대회의 분위기와 코스를 정말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집에서 혼자 불고기를 해먹을 정도로 한국 음식 마니아이기도 하다. 그는 “KLPGA 투어 정식 멤버로 뛸 계획은 없지만 앞으로 1년에 한두 번씩은 KLPGA 투어 대회에 출전하겠다”면서 “대회 준비와 운영 등에서 놀랄 만큼 성장하고 있음을 느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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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무대가 아닌 편안한 환경에서 승부수를 준비하는 의미도 있다. 청야니는 전성기를 함께했던 옛 코치 개리 길크라이스트(남아공)와 2주 전 재결합했다. 새 코치, 새 스윙으로 한국에서 부활 가능성을 확인하고 남은 8개 LPGA 투어에서 1승을 보태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했다. 길크라이스트는 최근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의 맹활약을 도운 코치이기도 하다.

부활을 꿈꾸는 청야니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박인비(28·KB금융그룹)를 언급하기도 했다. “박인비처럼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는 게 어릴 때부터의 꿈입니다. 시드를 잃으면 퀄리파잉(Q)스쿨을 거쳐서라도 무조건 LPGA 투어에 남으려는 이유도 명예의 전당 입회고요. 당장 내년에라도 들면 좋겠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계속 두드릴 것입니다.”

요즘 가장 눈여겨보는 선수로는 최근 LPGA 투어 출전권을 확보한 국내 1인자 박성현(23·넵스)을 꼽았다. 지난해 LPGA 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같은 조로 경기해 친분이 있다는 그는 “엄청난 드라이버 샷을 앞세워 두려움 없이 공격적으로 플레이한다. 이것은 코스 공략에 상당히 큰 장점”이라며 “아직 어리기까지 하니 더 큰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장타를 무기로 한 공격적인 스타일은 다름 아닌 전성기 청야니의 모습이다.

청야니는 전성기와 비교해 생활에 큰 변화는 없다면서도 “티잉그라운드에서 티를 꽂고 나서부터 이상하게 생각이 많아진다”며 “특히 올해 심했는데 평정심을 찾는 루틴을 찾아가고 있다”고 했다. 한때 은퇴설이 돌기도 했지만 그는 은퇴 시점에 대해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세계 1위를 탈환하면 그때 생각해볼 일”이라며 웃어 보였다. 골프 선수가 아니었다면 교사가 됐을 것이라는 그는 느닷없는 결혼 질문에 “몇 살까지 해야 한다는 압박감은 없지만 언젠가 결혼은 할 것이다. 신랑감을 찾는 게 첫 번째 과제”라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감독이라는 대답을 예상하고 4년 뒤 도쿄 올림픽에서 원하는 역할을 물었지만 청야니는 단호했다. “선수로 올림픽에 출전하는 게 가장 큰 꿈 중 하나였어요. 올림픽 무대에서 다른 종목 선수들과 함께 우리나라를 빛내려는 열정은 지금도 변함없습니다. 리우엔 못 갔지만 도쿄에는 갈 겁니다.”

/춘천=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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