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야 의정서 대응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국립생물자원관으로 이송합니다”
기자가 환경부에 나고야 의정서와 관련해 갖고 있는 통계와 문서 목록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하자 돌아온 답이다. 나고야 의정서는 다른 나라의 생물자원을 이용해 수익을 내면 이를 그 나라와 공유하는 내용의 국제협약이다. “기업들의 해외생물자원 이용통계조차 없다”는 업체들의 말에 주무 부처인 환경부는 도대체 어떤 통계를 갖고 있는지 알아보고자 했지만 소속기관에 물어보라는 황당한 답이 나온 셈이다.
생물자원관이 나고야 의정서와 관련한 실무를 담당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주무 부처는 환경부다. 담당과도 2개나 된다. 국회를 설득해 나고야 의정서의 국내 비준을 유도해야 하는 것도 환경부다. 나고야 의정서에 ‘깜깜이 대응’을 하고 있다는 서울경제신문 지적에 “착실히 대응해오고 있다”는 답변을 낸 것 역시 환경부다.
그런데도 뜬금없이 관련 통계와 문서목록은 생물자원관에서 찾으라는 것은 무슨 얘기인가. 특히 중국 비준 이후 긴급용역을 낼 정도면서 관련 보유문서 목록조차 소속기관에 물으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환경부는 “기업들이 영업비밀을 이유로 자료제출을 하지 않고 있어 실무적으로 통계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며 “생물자원관을 중심으로 나고야 의정서 대응 연구를 하고 있으며 자원관에서 어떤 식으로든 기본통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업무상 어려움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시간이 없다. 이달 초 중국이 의정서를 발효시켰고 연내 국내 비준을 목표로 하는 상황에서 최소한의 통계작업은 빨리 이뤄져야 한다.
중국의 나고야 의정서 발효 이후 보건복지부가 개최한 간담회에서 기업들은 “나고야 의정서의 파급력이 가늠이 안 된다”며 답답해했다고 한다. 정확한 판단은 기본 통계와 폭넓은 정보, 그리고 책임감에서 나온다. 환경부의 발빠른 대응을 기대한다.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