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인도에도 밀린 한국車, 파업 탓 아니라고 할 수 있나

한국 자동차 산업이 파업으로 날을 지새는 동안 인도·멕시코 등은 적극적인 공장 유치 등을 통해 자동차 생산량 순위에서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 8월 중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수출 부진과 현대차 노조 등의 파업이 맞물리면서 21만7,097대로 급감한 반면 인도는 38만7,704대를 생산함에 따라 8월 말 현재 인도와의 격차가 18만9,948대로 벌어졌다. 한국이 올 한해 누적 자동차 생산량에서 인도에 뒤져 6위로 한 계단 밀려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미 새삼스런 주제가 아니다.


현대차 노조는 올 들어 19차례나 부분파업을 벌여왔다. 회사 통계에 따르면 이로 인한 생산차질 규모가 10만1,400여대에 이른다. 그런데도 노조는 26일 전면파업을 벌이겠다고 25일 밝혔다. 노사협상으로 임금 5만8,000원 인상, 성과급 및 격려금 350%+330만원, 주식 10주 지급, 임금피크제 철회 등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음에도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78.5%의 반대로 부결됐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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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연봉은 평균 9,700만원이다. 중소기업 정규직 평균 임금의 세 배다. 그런데도 해마다 임금 인상률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다 보니 미래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는 늘 후순위로 밀려나고 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중이 2.4%로 폭스바겐의 5.7%, 도요타의 3.5%, GM의 4.8%에 크게 뒤진다.

지금 자동차 업계에서는 내연기관 중심 생산 시스템이 전기차나 자율주행차 생산 체제로 바뀌기 시작하는 등 시장 환경이 급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존 자동차 업체들도 미래를 대비하지 않으면 존립 기반 자체가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국내 자동차 산업은 조선이나 해운보다 조금 더 형편이 나을 뿐 위기 상황은 이제 시간 문제다. 이대로 흘러가다가는 글로벌 경쟁에서 밀려나 타의에 의해 구조조정을 당하든 아니면 스스로 땅을 치는 사태가 밀어닥칠 수도 있다. 글로벌 빅5로부터의 추락이 그 예고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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