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희(37)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외국인 선수로는 처음으로 통산 상금 10억엔을 돌파했다. 투어 전체에선 후도 유리(40)·요코미네 사쿠라(31·이상 일본)에 이어 사상 세 번째다.
이지희는 25일 일본 미야기현의 리후GC(파72·6,551야드)에서 끝난 JLPGA 투어 미야기TV배 던롭여자오픈에서 3라운드 합계 12언더파 204타를 적은 뒤 신지애(28)와의 연장에서 승리를 거뒀다. 지난 4월 야마하 레이디스오픈에 이은 시즌 2승이자 통산 21승. 우승 상금 1,260만엔(약 1억3,800만원)을 보탠 이지희는 통산 상금 10억78만엔(약 109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2001년 일본 무대 데뷔 후 16년간 쌓은 금액이다.
JLPGA 투어의 코리안 시스터스 가운데 강수연(40) 다음인 ‘둘째 언니’ 이지희는 지난해 상금랭킹 5위로 부활을 알렸다. 올 시즌은 벌써 2승을 거두며 코리안 시스터스의 일본 평정을 돕고 있다. 한국 선수들은 올 시즌 28개 대회에서 12승을 합작했다. 상금 선두 이보미가 4승, 이지희와 신지애가 2승을 올렸고 강수연·전미정·안선주·김하늘이 1승씩을 보탰다.
지난달 21일 이보미의 시즌 4승 이후 한국은 매번 아쉽게 우승을 놓쳐왔던 터라 이지희의 우승은 더욱 값지다. 한 달 만에 터진 한국 선수의 JLPGA 투어 제패다. 한국은 니토리 토너먼트에서 이보미의 연장 준우승과 전미정의 3위를 시작으로 골프5 토너먼트에선 신지애가 준우승, 이보미가 3위에 만족해야 했다. 일본여자프로골프선수권에서는 신지애가 우승자에 2타 뒤진 공동 4위를 했고 지난주 도카이 클래식에선 전미정이 연장 끝에 준우승했다.
단독 선두 신지애에 3타 뒤진 3위로 출발한 이지희는 14번홀까지 버디만 5개로 5타를 줄였다. 15번홀(파3)에서 더블 보기로 삐끗했지만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 연장이 성사됐다. 18번홀에서 계속된 1대1 연장은 3차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하는 접전이었다. 1차 연장은 파로 비겼고 2차 연장에선 버디-버디가 나왔다. 이지희는 세 번째 연장에서 1.5m 버디 퍼트를 넣어 2m 버디를 놓친 신지애를 눌렀다. 4월 야마하 대회때도 이지희가 우승, 신지애는 준우승했다.
이지희는 JLPGA 투어 한국 선수 역대 최다승에 도전한다. 이번 우승으로 그는 공동 3위(안선주)로 올라섰다. 이 부문 1위에는 23승의 전미정과 고 구옥희 전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장이 올라있다.
한편 1·2라운드에서 보기 없는 깔끔한 플레이로 시즌 3승 기대를 높였던 신지애는 버디 3개, 보기 2개로 1타를 줄이는 데 그쳐 연장에 끌려간 뒤 2위로 마무리했다. 안선주는 8언더파 공동 6위, 김하늘은 7언더파 공동 8위로 마쳤고 통산 19승의 이보미는 3언더파 공동 19위로 한 박자 쉬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