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성공벤처 길 여는 아마조네스 군단] 정직한 납품으로 건설업 금녀의 벽 넘다

<1>황경숙 유비스 대표

빌딩 자동제어시스템 자체생산

여성벤처協 선배들 자문 도움

차별 극복하고 조달시장 안착

중기청 선도벤처기업 선정도

“빌딩 자동제어시스템 분야에서 여성 경영인이라 제대로 하지 못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겠습니다.”

황경숙(사진) 유비스 대표는 25일 서울시 금천구에 위치한 공장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금녀(禁女)의 분야라는 인식이 강한 건설 업종에서 ‘보란 듯이 성공하겠다’는 결연한 포부를 드러냈다. 황 대표는 “일반 빌딩을 비롯해 군부대와 아파트형 공장, 병원, 학교 등에 급수와 조명, 냉난방 등을 한 곳에서 자동으로 제어할 수 있는 제품을 자체 생산해 납품하고 있다”면서 “사업의 특성상 건설 현장에서 영업하고 있는데 아직 여성이라서 받는 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이어 “하지만 이를 극복하고 조달 시장에서 승부를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밀림의 여전사인 아마조네스처럼 남성만의 영역으로만 알려진 빌딩 자동제어시스템 분야에서 황경숙 대표가 나선 것이다.



황 대표가 평범한 회사원에서 유비스라는 벤처 회사를 설립하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반도체 회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결혼과 육아로 인해 직장을 그만둔 그는 강원도에 정착했다. 육아에 전념하다 보니 일 욕심이 생겨 생소한 건설회사에 발을 내디뎠다. 다시 빌딩 자동제어를 하는 중소기업으로 다시 이직했다. 그는 결국 지난 2013년 반도체와 건설, 빌딩 자동제어 분야의 경력들을 밑거름 삼아 직접 빌딩 자동제어 시스템 사업에 뛰어들었다.


고정관념과의 싸움이 시작된 순간이었다. 그는 사회복지학과 출신인데다 빌딩 자동제어시스템 분야도 모르는 여성 CEO가 영업하고 다닌다는 무시도 들어야 했다. 그는 상황에 순응하기보다는 더욱 힘을 내야만 했다. 결국, 황 대표는 여성벤처협회 선배 기업인들에게 자문을 구하며 경영을 배우고 빌딩 자동제어 시스템에 들어가는 모듈들을 모두 개발해 생산까지 하게 됐다. 이어 중소기업청의 선도벤처기업에도 선정돼 CCTV 제조 벤처기업의 경영 노하우와 마케팅 자문 등을 멘토링 받을 수 있었고 조만간 이 업체와 협업을 통해 신사업도 구상 중이다. 선도벤처사업 지원금으로 3D 프린터를 생산현장에 도입, 생산 단가를 낮춰 수익성 개선도 이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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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대표는 “경쟁업체 중에 제품을 직접 생산하지 않고 해외에서 수입해 자신들이 생산한 것처럼 꾸며 조달시장에 납품한 사건이 터졌다”며 “그러나 유비스는 짧은 업력에도 불구하고 모든 제품을 직접 생산한다. 고객들에게 우리 제품이 잔고장이 없고 사용하기 편리해 주변에 입소문이 퍼진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미소 지었다.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 그는 이에 대해 “조달시장에서 성장하기 위해 우수 조달 상품으로 선정되는 것”이라며 “우수 조달 상품으로 선정돼 이 분야에서 여성 경영인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반드시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남자들도 좀처럼 진입하기 어렵다는 건설업계에 빌딩 자동제어시스템으로 도전장을 내민 황 대표의 앞으로의 성과가 주목된다.

강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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