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중국인 인센티브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유인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관광 인프라가 크게 부족해 관광객 대부분이 인천을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시가 지속적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장기적 인프라 구축을 외면한 채 단기적인 혜택만 제공하는 일회성 이벤트에 치중하는 등 실적주의에 급급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26일 인천시에 따르면 최근 중국 보리위엔 그룹 기업회의 3,000명 등 올해 들어 총 2만6,000명의 중국 인센티브 관광객을 유치했다.
시가 그동안 유치한 중국 단체 관광객은 지난 3월 아오란 그룹 6,000명, 6월 칭층 뉴미디어 그룹 870명, 뉴스킨 차이나 6,000명, 9월 보리위엔 3,000명, 오는 10월 롱리치 그룹 1만명 등이다.
시는 이들을 유치하기 위해 중국 관광객 한 명당 적게는 1만원에서 많게는 3만원까지 지급하고 있다. 최소 2억6,000만원에서 최대 7억8,000만원을 쏟아부은 셈이다.
그러나 최근 시가 유치한 보리위엔 그룹은 23일부터 28일까지 5박 6일간의 일정 동안 인천에서는 체험행사만 진행할 뿐 대부분의 쇼핑은 서울에서 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 엔타스 면세점에서 쇼핑을 진행할 예정이지만 중국인들이 원하는 명품 브랜드가 적다”며 “중국인들이 원하는 상품 목록 10개 중 인천에서는 1개만 구입이 가능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통시장을 중국인 관광객에게 소개하고 있지만 시장은 중국이 훨씬 많고 강화도는 유적지가 곳곳에 흩어져 있는데다 베이징 자금성처럼 인천을 대표할 수 있는 고유 문화유적을 내세울 수 없는 점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다음달 11일 인천을 방문할 예정인 중국 롱리치 그룹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시는 1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했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인천에 머무는 기간은 반나절에 불과하다. 오후 1시 인천신항에 도착해 인천 투어와 기업회의를 진행한 뒤 저녁에 제주도로 떠나는 일정이다.
칭층 뉴미디어 그룹 임원들도 4박 5일 일정 중 하루만 인천에 머물고 나머지 일정은 서울 등에서 보냈다.
시와 한국관광공사가 1억8,000만원을 지원하며 유치한 중국 아오란 그룹도 인천에서 쇼핑하는 대신 용산 HDC신라면세점과 여의도 갤러리아면세점63 등 서울에서 쇼핑 관광을 진행했다.
전문가들은 시의 기업회의 유치가 실적에만 연연하고 있는데다 유치 대상이 대부분 ‘다단계 판매 기업’에 집중돼 있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인센티브 관광의 특성상 같은 나라에 다시 방문하는 경우는 적다.
김수한 인천발전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과 제주도가 개별 관광객 및 특수 목적 관광객, 프리미엄 관광객으로 구분해 유치하는 것과 달리 인천은 저부가가치 관광객 유치에 머물러 있다”며 “불필요한 경쟁을 지양하고 관광객들의 소비 패턴을 연구하는 등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천=장현일기자 hich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