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심재권 위원장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이 26일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외교부와 산하기관에 대한 2016 국정감사를 시작하고 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불참했고 윤영석 외통위 새누리당 간사는 정세균 국회의장을 비판한 후 자리를 떴다./연합뉴스20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에 따른 여당의 의사일정 전면 보이콧으로 진통을 겪었다. 여당이 상임위원장인 상임위는 개회조차 하지 못했고 야당이 위원장인 상임위는 야당만 참여한 채 반쪽 국감으로 진행됐다. 더불어민주당은 헌정 사상 초유로 여당이 국정감사에 불참한 데 대한 여론전에 자신감을 나타내며 국감일정을 정상 진행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여당 역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단식에 돌입하는 등 강대강 대치를 예고했다.
새누리당 소속 위원장이 국정감사 사회권을 쥔 법사·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국방·안전행정·정무위는 국감을 위한 전체회의를 아예 개의하지 못했다. 야당 의원들은 대법원·세종정부청사 등에 마련된 국정감사 회의실에서 오후까지 여당 의원들의 참여를 촉구하며 자리를 지키다 끝내 서울로 올라왔다. 더민주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성명서를 발표하며 “책임 있는 집권여당으로서 새누리당은 지금이라도 당장 국정감사장에 돌아와 국회의원으로서의 의무를 다하기 바란다”고 질타했다.
더민주와 국민의당 소속 의원이 위원장인 외교통일·교육문화체육관광·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산업통상자원·보건복지·환경노동·국토교통위는 야당 의원만 참석한 채 ‘반쪽 국감’으로 진행됐다.
유성엽 국민의당 의원이 위원장인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개회됐다가 28일로 교육부에 대한 국정감사 일정을 연기하고 종료됐다. 유 위원장은 “그간 교문위가 야당 단독으로 추경을 처리하는 등 강경 상임위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국감이라도 여야가 같이 참여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앞서 유 위원장은 이준식 부총리 및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지난 23일 본회의에서 답변을 연장하며 김재수 농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 표결을 지연시켰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아울러 조정식 더민주 의원이 위원장인 국토교통위와 장병완 국민의당 의원이 수장인 산업통상자원위원회는 오전에 새누리당의 참여를 촉구하며 정회했다가 오후에 결국 속개했다. 더민주 의원이 위원장인 외교통일위원회와 농림위, 보건복지위, 환경노동위원회는 새누리당 불참 속에서 오전부터 정상진행됐다. 새누리당이 불참하더라도 국감 일정을 진행해야 한다는 당 지도부의 결정을 따른 것이다.
더민주는 새누리당의 불참 속에서 오히려 질의 시간을 늘리며 ‘마이웨이’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당초 10분이던 질의시간을 15분으로 늘렸다. 설훈 더민주 의원이 여당 의원이 불참했으니 야당 의원들의 질의 시간을 늘려도 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또 김재수 농식품부 장관이 출석한 농해수위 국감장에는 더민주 의원이 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야당 소속 농해수위 위원들은 국감 시작 전에 “김 장관은 더 이상 국무위원의 자격이 없다”고 자진사퇴를 요구하면서 김 장관 대신 이준원 차관을 상대로 질의를 벌였다.
한편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윤영석 의원과 하태경 의원은 각각 외교통일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에 나 홀로 참석했다. 윤 의원은 외통위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의 편파적인 본회의 진행을 질타하고 자리를 떴고 하 의원은 야당이 단독으로 국정감사 증인채택을 의결하지 않는지 감시자 역할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