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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컬처] 주지훈 "잔혹한 남자영화? 정우성과 브로맨스 여성관객도 좋아할 것"

<28일 개봉 영화 '아수라'서 형사 문선모 역 맡은 주지훈>

하드 고어는 영화적 스타일이라고 생각

황정민 등 '연기의 신'들과 호흡 영광



황정민, 정우성, 곽도원, 정만식, 김원해 등 이른바 ‘연기의 신’이라고 불리는 남자 배우들이 모두 출연해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영화 ‘아수라’. 자칫 잘못하면 이들 사이에서 존재감을 잃을 법도 했지만 순수, 의리, 비열 사이에서 갈등하는 형사 문선모 역을 대선배들 앞에서도 기죽지 않고 훌륭히 소화해낸 배우 주지훈(34·사진) 소문대로 모델 출신답게 훤칠한 키에 스타일리쉬하지만 소탈한 ‘상남자’ 성격이었다.

영화 ‘아수라’ 개봉에 즈음해 만난 주지훈은 진솔하고 솔직하게 영화와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몇십 년 만난 지인을 만난 듯 털어놓았다. 인터뷰를 마치며 “녹취하신 것 중에 제가 비속어 쓴 거 공개하시면 안돼요”라는 당부를 할 때는 ‘내가 너무 솔직했나’ 싶은 생각이 들었는지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그런 모습이 자연인 주지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혈이 낭자하는 가운데 잔혹한 장면이 쉴 새 없이 나오는 ‘아수라’는 홍콩 뒷골목을 배경으로 한 ‘홍콩 누아르’ 같기도 하고 마니아를 형성하고 있는 할리우드 B급 영화를 연상케도 한다. 또 의리·충성·욕망 등이 때론 판타지로 현실을 살아가는 생존 방법으로 다가오기도 하는 ‘남자 영화’다. 관객의 절반인 여성 관객에게는 외면받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선모가 영화에서 나쁜 짓도 많이 하지만 한도경(정우성) 형에게 인정받으려고 더 센 걸 해 보이는 모습은 귀여운 모습이잖아요. 여성 관객들이 요즘은 브로맨스 좋아하시는데 우성이 형과의 브로맨스가 어쩌면 모성애를 자극해 여성분들도 좋아할 것 같아요”라고 살짝 우스며 반박했다. 이어 영화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우리 영화가 비현실적으로 잔인하다고 하는데 현실에서는 이보다 더한 설명할 수도 없는 ‘묻지마 살인’ 등이 벌어지고 있잖아요. 영화에서도 현실에서도 사람이 미쳐가는 스트레스는 생각보다 큰 게 아니라 작은 스트레스에 지속적으로 노출됐기 때문인 것 같아요. ‘아수라’는 바로 그런 지점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고 하드 고어는 영화적 화법이자 스타일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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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작품이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보기 힘든 장면이 많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영화에서 당하는 캐릭터에 미워하는 사람을 아바타처럼 대입하시라. 내가 당하면 스트레스가 되지만 미워하는 사람이 당하면 속 시원해질 것 같다”고 답했다. 다만 “기존의 비슷한 류의 영화인 ‘베테랑’, ‘내부자들’ 등에 비해 속 시원한 작품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연기 베테랑이자 톱스타 선배들과의 작업이 영광일 수도 있고 부담이 될 수도 있기 마련이요, 올해 가장 화려한 멀티캐스팅을 자랑하는 작품이 ‘아수라’ 아닌가. 이 질문에 대해 주지훈은 그의 우상인 정우성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비트’ 때부터 정말 저는 우성이 형 팬이었어요. 방황하는 청춘의 아이콘으로 90년대를 살았던 모든 청소년들에게 우상이었잖아요. 고등학생이 말도 안되게 잘생기고 키가 크고, 우아 진짜 너무너무 멋진 형이죠. 영화 후반부에 우성이 형과 붙는 장면 대본에서 느낀 선모의 감정을 촬영 전에는 확 느꼈는데 막상 카메라가 돌아가니까 아무것도 표현하지 못했어요. 이때 형이 ‘소주 한 명 마시고 해’라고 조언해서 그렇게 해봤는데, 그때 서야 감정 표현이 되더라고요.” 그는 정우성이 자신에게 욕을 하는 것마저 영광이라고 말할 정도로 ‘정우성 빠’라고. 그는 다른 배우들에 대한 존경과 극찬도 쉴새 없이 쏟아냈다. “어떤 장면을 다 찍어 놨는데, 형들이 뭔가 찜찜하다고 했어요. 각자 다 스캐줄이 있어서 도저히 다시 일정 잡기가 어려운 정도였는데, 다시 다 모여서 맘에 들 때까지 찍으시더라고요. 그냥 내보낼 수도 있었는데, 그때 느꼈어요, 이 형들이 이래서 ‘연기의 신’이라고 불리는구나, 진짜 저는 감동했어요.” 28일 개봉.

사진제공=CJ E&M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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