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Sicence&Market] 데이터 과학자 육성 절실하다

백수현 한국표준협회 회장

데이터 활용, 4차혁명의 핵심

한국 기술 선진국에 3년 뒤져

체계적 정책·전폭적 지원으로

문제해결력 갖춘 인재 길러야





우리는 지금 위태로운 협곡의 다리에 서 있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에 자리를 빼앗겨 과거의 먹거리는 사라져 되돌아갈 수도 없고 새롭게 열리고 있는 풍요로운 기회의 땅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선진 강국들과의 일전을 피할 수 없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처해 있다. 주위를 돌아보면 거리에는 전에 없던 전기차가 달리고 스마트폰은 만능기기가 돼가고 있으며, 인공지능을 탑재한 제품과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끊임없이 고도화되고 다변화되는 소비자의 욕구를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기업들은 여지없이 이 협곡의 다리에서 추락해 한순간에 사라지는 것을 우리는 여러 사례를 통해 똑똑히 확인하고 있다.


우리는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이름으로 마주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은 이를 “3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과 바이오산업·물리학 등의 경계를 융합하는 기술혁명”으로 설명하고 있다. 데이터 사이언스는 사물인터넷·인공지능과 더불어 이 대변혁의 시대를 뒷받침하는 핵심기술이다. 오래전 품질경영의 선구자 에드워즈 데밍은 “측정 가능한 모든 것들을 측정하라. 그리고 측정하기 힘든 모든 것을 측정 가능하게 하라”고 힘줘 말했다. 이것이 요즘말로 하면 데이터 사이언스인데 오늘날 데이터의 활용 능력이 기업의 핵심 역량이 된 시대에 그 의미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이미 구글·페이스북·아마존 등 이 분야의 글로벌 선도기업들은 개개인의 행동패턴까지 관찰하고 측정해 경영효율과 비즈니스 창의성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 산업을 파괴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고 과거의 방식으로 대응하려는 경쟁자들을 제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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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컨설팅기관 가트너는 ‘데이터는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21세기 원유’로 규정하며 기업들의 각성과 대비를 강조한 바 있고, 올해 아시아 최대부호로 등극한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도 향후 30년간은 정보기술(IT) 시대가 저물고 데이터를 활용해 개별고객에 대응할 수 있는 기업이 성공하는 DT(Data Technology)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단언한 바 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면 개인정보 유출과 정보보안에 대한 불안감, 데이터 공유의 필요성과 활용가치에 대한 공감대 미비 등으로 극히 제한적으로 활용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2015년 미래창조부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빅데이터 기술은 데이터 사업자 기준으로 선진국 대비 63%로 약 3.3년의 기술 격차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세계는 벌써 데이터의 양적 폭발에 주목했던 1.0 세대를 지나 창조적인 아이디어와의 결합을 통해 실효성 있는 가치를 발굴하려는 빅데이터 2.0 세대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금융 분야에서는 개개인의 금융 데이터를 활용해 프라이빗 자산운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바이오산업에서는 수많은 생물데이터를 이용해 신약과 신품종을 개발하고 있으며, 제조 분야에서는 다양한 센서데이터를 이용해 품질과 생산성·안전성·에너지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데이터 사이언스를 통한 산업계의 일대 혁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전문 인재, 즉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의 육성이 선행돼야 한다. 이들은 고도의 IT 지식과 컴퓨팅 능력, 데이터 분석능력 외에도 현업에 대한 깊은 통찰력과 함께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는 창의적 문제해결력을 두루 갖춘 인재를 말한다.

세계 각국이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역이 되기 위해 사활을 건 경쟁을 펼치고 있다. 다행히 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이 경쟁에서 승자의 대열에 합류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수준 높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들을 체계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더불어 이들이 산업 각 분야에서 마음껏 역량을 발휘해 새로운 비즈니스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기존 산업을 혁신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는 데 앞장설 수 있도록 제도와 정책면에서 아낌없는 지원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백수현 한국표준협회 회장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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