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밀레코리아는 진공청소기·세탁기·식기건조기에 마케팅을 집중해왔으나 앞으로는 주방 쿠킹가전 제품에 드라이브를 걸 예정입니다”
밀레코리아의 신임 대표이사(사장)로 선임된 고희경 전 유니레버 코리아 상무는 향후 밀레코리아 전략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고 대표는 27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호텔에서 열린 안규문 현 대표의 정년퇴임 및 신임 대표 취임식에서 “소비자들이 밀레 제품을 경험해볼 수 있는 체험 마케팅 위주로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고 이커머스를 더욱 강화하는 등 새로운 영업채널을 발굴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전했다.
고 신임 대표는 숙명여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취득한 뒤 스미스클라인 비챰 코리아(현 글락소 스미스클라인), 질레트 코리아, 일본의 P&G 북동 아시아지부, 유니레버 코리아 등에서 마케팅과 비즈니스 매니저 등으로 근무했다. 밀레코리아에는 4월부터 출근해 독일 밀레 본사와 미국·캐나다·호주·네덜란드 등 각국의 밀레 법인을 둘러보는 등 오리엔테이션을 받았다. 다음 달 1일부터 안 대표의 뒤를 이어 밀레코리아를 이끌게 된다.
고 신임 대표는 “개인적인 경영 목표로는 짧은 시간 안에 밀레코리아의 비즈니스 규모를 지금보다 두 배로 키우고 싶다는 소망이 있다”며 “프리미엄 전략 때문에 시장 점유율이 갖고 있는 한계가 있어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을 선보이려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품들도 적극적으로 한국 시장에 내놓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편 이달 말로 퇴임하는 안 대표는 지난 2005년부터 11년간 밀레코리아를 이끌며 ‘외산 가전제품의 무덤’으로 불리는 한국 가전 시장에서 밀레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빌트인(붙박이) 가전 중심의 기업 간 거래(B2B) 비중이 컸던 사업 영역을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로 확장하면서 밀레를 국내 소비자에게 알린 것으로 평가된다. 밀레코리아에 따르면 안 대표 재임 기간 밀레의 진공청소기·드럼세탁기·식기세척기·인덕션·전기오븐 등 B2C 부문 매출액은 약 410%(2005→2015년)라는 기록적인 증가율을 보였다. 매년 두 자릿수의 매출성장률을 올렸고, 외산 가전으로는 이례적으로 자체 애프터서비스망을 구축했다.
이 자리에는 또 안 대표의 정년퇴임을 축하하기 위해 밀레의 마르쿠스 밀레 공동회장과 악셀 크닐 마케팅·세일즈 부문 최고경영자(CEO)가 방한해 참석했다. 밀레 공동회장은 “밀레코리아가 그동안 다양한 품목군에서 매출 증진을 끌어낸 것에 대해 본사의 관심과 기대가 크다”며 “앞으로 한국 시장에 맞는 현지화 마케팅을 강화해 글로벌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리더로서 한국에서도 기업 신뢰도를 더 향상시키겠다”고 말했다.